애틀랜타올림픽은 "상업올림픽"였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울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근대올림픽이
열린이후 이번대회까지 26회동안 애틀랜타올림픽만큼 상업적 요소가
판을 친 적은 거의 없다.

88 서울올림픽까지만 해도 개최도시가 아닌 정부주도 대회였던만큼
올림픽에 상업성이 개재될 여지가 적었지만 92 바르르셀로나대회를
거쳐 이번 대회에서는 올림픽이 상업적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았나하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도 "올림픽운동이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어느정도의 상업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비롯 앞으로도 계속 올림픽을 통한 스포츠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상업올림픽은 스포츠마케팅에서 시작된다.

IOC와 대회조직위원회는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대회경비를 조달하고
기업들은 후원금을 내는 대신 광고등의 면에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이번대회의 스포츠마케팅 역시 IOC의 프로그램에 따라 방송중계권
스폰서십 티케팅 라이선싱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여기서 관심의 대상은 세계 초일류기업들로 구성된 스폰서십이다.

적게는 2,000만달러 (약 160억원), 많게는 4,000만달러 (약 320억원)의
후원금과 장비 서비스 등을 제공한 이 스폰서들은 올림픽을 자사의
홍보수단으로 최대한 이용한다.

특히 이번대회는 각종 첨단 장비나 기술들이 등장, "테크노 올림픽"을
방불케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을 통해 그 성능을 검증받으면 차후의
비즈니스가 보장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통신.전자업종의 스폰서들일수록 더욱 그랬다.

벨사우스사는 이번대회를 위해 지구를 18바퀴나 돌수있는 길이의
신광섬유를 깔았다.

올림픽을 위한 셀룰러폰 (핸드폰) 용량을 800%나 증가시키기 위함이었다.

모터롤러사는 쌍방향 라디오네트워크를 갖추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만대의 휴대용라디오와 6,000개의 삐삐, 그리고 1,500개의 퍼스널컴퓨터
모뎀을 지원했다.

제록스사는 2,000개의 프린터와 1억5,000장의 용지를 준비했다.

보안전문회사인 미센서머틱사는 선수촌을 24시간 모니터할수 있는
상황분석시스템을 설치, 선수촌을 안전하게 운영할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시계전문회사인 스워치도 올림픽에 필수적인 정밀도있는 시계를 제작,
육상 수영 조정 등 육안으로 판단하기 힘든 종목에서 신속 정확한
측정으로 각광을 받았다.

IBM은 모든 경기장의 상황을 한눈에 집계할수 있는 단일네트워크
"인포 96"시스템을 갖춰 편의를 도모했다.

여기에는 1,800개의 터미널과 7,000대의 퍼스널컴퓨터, 1,000대의
레이저프린터도 같이 제공했다.

이렇듯 이번대회는 어느 올림픽보다도 첨단기술이 망라됐다.

벨사우스사의 한 중역은 이번 대회를 "NASA의 우주계획"에 비유하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스폰서로 참여,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해서 모두 긍정적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IBM의 경우와 같이 시스템고장으로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증폭시킨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투자분만큼 또는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둔다.

센서머틱사의 경우 이미 3,500만달러이상의 주문을 받아놓는등 벌써부터
올림픽스폰서의 효과를 보고 있다.

벨사우스사도 마찬가지다.

조지아주 콜럼버스소재 토털시스템서비스사가 인근의 소프트볼경기장에
깔린 광섬유를 보고 벨사우스사와의 계약을 추진중이다.

한국에서는 애틀랜타올림픽의 스포츠마케팅에 직접 뛰어든 기업이
없다.

다만 삼성이 비올림픽스폰서 기업으로 애틀랜타시 중심가에서
"삼성 96 엑스포"라는 문화.홍보행사를 개최, 약 70만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임으로써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

< 애틀랜타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