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금우대 증권상품을 한시적으로나마 허용키로 함에 따라
주식시장은 기다렸다는듯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미 전장에서부터 막연한 내용이긴 하지만 증권저축 허용얘기가 나돌아
증권주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큰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등 쌍수로 환영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요부진에 짓눌렸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장중한때나마 붕괴될 정도로 침체증시가
이어지면서 새상품 등 수요진작책을 학수고대 해왔던 터였다.

이제 신규상품 허용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은 2가지로 모아지고 있다.

이번 조치로 얼마만큼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인지와 장세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이번 근로자주식저축의 내용을 보면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월급여의
30% 한도내에서 1,000만원까지 가입할수 있다.

또 이 저축에 1년이상 가입하면 저축액의 5%만큼 세액공제를 받고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도 물지 않아도 된다.

1년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품으로 올 정기국회에서 조세감면규제법을
개정해 빠르면 10월말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92년에 1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근로자주식저축이
없어진지 3년만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엔 월급여 60만원이하인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했고 1인당
가입한도도 500만원으로 제한됐었다.

물론 세액공제규모는 당시의 10%에서 5%로 줄어들긴 했지만 이같은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상품으로 인한 증시자금 유입규모는 92년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엔 주식저축제도 시행후 6개월만에 저축잔고가 6,397억원에 달하고
1년동안 8,784억원을 기록했었다.

주요 증권사들은 신규자금 유입규모와 관련해 대개 1조5,000억원에서
2조원가량의 자금이 근로자주식저축으로 몰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번 증권상품으로 신규유입될 자금이 최소한 1조원이상에
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외국인한도확대 등을 감안한 선취매를 고려하면
2조원이상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고가입한도인 1,000만원씩 저축한다고 치면 20만명의 신규수요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또 대신경제연구소는 이번 근로자주식저축으로 1조8,000억원정도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고 LG증권도 1조원이상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94년의 한국통신과 중소기업은행 청약때 3조원이 넘는 청약자금이
쏠렸고 최근의 장외주식 입찰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몰리는 등 시중의 부동
자금이 풍부한 상황이어서 이번 상품의 매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규모의 신규 주식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상품이
장세에는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당장 이번 조치는 극도로 침체된 증시분위기와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소액투자자들의 저축을 통한 주식수요기반을 확충하고 장기투자를
유도할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실물경기가 침체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어서 큰 폭의
지수상승은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이번 제도의 시행시기는 빨라야 오는10월이라는 점에서 시행될 때까지의
시차도 문제로 지적된다.

당장 7월의 신용만기매물이 8월과 9월로 넘겨진 상황이어서 새 저축상품이
시행되기 전에 넘어야할 산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번 조치의 약효가 떨어질 무렵이면 외국인한도 확대조치가 기다리고
있어 최소한 연말까지는 증시체질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조치로 증시의 수요기반이 확충될 것은 분명한 만큼 은행
건설 등 저가대형주와 실적호전 중소형주및 우선주들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대형주들과 일반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저가주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배당소득이 면제된 만큼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들도
수혜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희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