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지난 30년간 개발독재해오던 수하르토대통령이 집권이후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0일 정부 여당이 야당인 인도네시아민주당(PDI) 메가와티
수타르노푸트리당수(49)를 축출하면서 그동안 잠자던 국민의 민주화 욕구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의 딸이라는 후광을 업고 지난 87년 정계에 입문한
그녀는 94년에 당수로 선출되면서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수하르토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각됐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집권 골카르당과 정부가 PDI내 친정부세력을 부추겨
그녀를 쫓아낸 것.

그러자 민주화의 희망을 잃은 학생과 시민들로부터 격렬한 시위를 불러
일으켰다.

27,28일 자카르타에서 있었던 시위에서는 시민이 군경과 충돌하면서 5명이
숨지고 1백여명이 다쳤다.

또 국내통화인 루피아는 29일 한때 1달러당 과거 최저치인 2천3백
60루피아까지 하락했으며 증시도 올 최저치인 5백40포인트까지 내렸다.

이제 외국투자자들까지도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다.

여섯번씩이나 대통령을 해온 그가 개발의 뒷전에 밀려 있던 민주화의
요구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