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발로 태풍"을 막아라-.

아르헨티나 정부가 도밍고 카발로 전경제장관 해임 후유증을 잠재우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거했던 카발로 전경제장관이 해임이후 오히려 정치.경제에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카발로의 후임인 로케 페르난데즈 신임경제장관에게 떨어진 첫 임무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카발로 지지" 공표였다.

술렁이는 금융시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페르난데즈 장관은 카발로가
추진해온 경제정책기조를 지속하겠다고 거듭 천명하고 나선 것.

카발로는 물러났지만 카발로 정책의 뿌리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카발로 해임직후 4.1%나 폭락했던 주가는 신임장관의 카발로 정책유지발언
이 나온 29일 2.8%나 올랐다.

1.9달러나 떨어졌던 채권값(보콘 프레비죠날2)도 이날 0.72달러가 회복
됐다.

카발로를 내쫓은 메넴 대통령도 "대국민 감사 메시지"까지 발표해가며
카발로태풍 진압에 골몰하고 있다.

이날 금융불안이 진정되자 메넴 대통령은"카발로의 해임을 평화롭고
침착하게 받아들인 국민들에게 감사한다"는 이례적인 담화문을 내놓았다.

지난 27일 카발로 전장관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분석가들은 카발로의 이번 기자회견을 마지막이 아닌 "대통령
후보로서의 첫 기자회견"으로 분석하기로 했다.

메넴이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단행했던 카발로 해임은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는" 사태만 불러온 경우였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