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는 최근 D램 가격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10% 이상
고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메모리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탈피, 비메모리 분야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을 하지 않는한 장기적으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성장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따라서 반도체 업계는 기초기술 개발과 기술인력의 확충, 각종 규제 완화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학계도 기초기술 개발 등 기술저변 확대를 위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반도체 업계는 가장 시급한 문제로 공장 입지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이외의 지역엔 연구개발인력을 유치하기가 곤란한데다 땅값마저 비싸
새공장을 짓는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존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체계적인 인력 육성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첨단 기술인력이 모자란다며
정부가 인력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메모리에 집중된 한국 업계의 사업구조로는 반도체 산업이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정부와 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비메모리
분야에 연구개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공장입지문제등은 전향적으로 검토중이며 인력육성과
사업구조 조정을 위해선 정부 기업 학계가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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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윤 통상산업부 장관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산업입니다.

최근 반도체 국제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출이 부진하게 되자 더욱 그 중요성
을 절실히 느끼게 됐지요.

반도체 가격은 16메가D램의 경우 올초 개당 49달러에서 요즘은 개당
14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급속히 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한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백23억달러였지만 실적은
1백3억달러에 머물러 20억달러의 수출차질이 빚어졌지요.

하반기에는 어느정도 가격이 회복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지만
가장 낙관적 전망도 16메가D램의 경우 개당 18달러선입니다.

그 경우 반도체 연 수출은 2백35억달러로 연초 목표한 3백5억달러에서
70억달러 정도 차질이 빚어지는 셈이지요.

물론 업계에서도 업체간 국제시장정보를 긴밀히 교류하고 주2회 휴무제를
도입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자리는 우리 반도체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21세기를 향한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업계와 학계 정부가 함께 지혜를 모으는 자리입니다.

기탄없는 말씀과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해외시장에서의 반도체제품의 현주소를 가격 품질 서비스경쟁력 등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 이동윤 인텔코리아 사장 =세계 반도체산업의 경향은 90년대 들어
컴퓨터 지향에서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을 복합지향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또 제품의 라이프사이클도 80년대 5~10년에서 2~3년 밖에 되지 않아요.

우리 제품의 문제는 우선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비메모리 분야 제품이나 비휘발성메모리 제품의 경우 그렇다는 거죠.

또 필요한 기술정보등도 부족해요.

납기가 너무 긴 것도 문제입니다.

주문을 취소하거나 조정할 수 없어 시장이 불확실해지거든요.

국내 수요자를 최우선 고객으로 보고 제품을 우선 공급해 주고 비용 절감에
따른 가격 인하의 장기적 전망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 박두진 SGS-톰슨 사장 =국내 업체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파워모스캣
등 일부 제품은 세계 10대 기업에 속할 정도지만 전체 해외 시장점유율은
미약한 형편입니다.

특히 CPU(중앙처리장치)등에서 그래요.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70%를 외국에 내주고 있는 가운데 CPU는
전량, MPU등은 거의 전부를 수입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주문형반도체는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큰 폭의 수요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업체와 선진 업체와의 차이가 큽니다.

선진국들은 0.25내지 0.35마이크론 급의 주문형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0.5마이크론에 불과해요.

약 2,3년 정도 선진국과 차이가 있지요.

한마디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 박장관 =정부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 이재길 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 심의관 =메모리분야 가격경쟁력은 충분
합니다.

그러나 공정기술은 있어도 회로설계기술이 없어 기술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가격선도도 못하는 거죠.

납기면에서도 일본업체들에 비해 상당히 늦어 취약한 편입니다.

<> 박장관 =둘째로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수준 현황을 분석 평가해 주시죠.

또 그 제고방안도 함께 얘기해 주십시요.

<> 박영준 서울대 교수 =반도체 산업은 속도 집적도 부가가치구현 등 모든
면에서 극한의 기술이 채용돼야 합니다.

특히 정부는 제품생산기술보다 고집적 부품기술 나노테크놀로지 등 원천
응용기술에 중점을 둬 다양한 분야의 기술개발을 유도해야지요.

두번째로는 자원공유(Resource Sharing)를 지원해야 합니다.

반도체는 국가적 사업이예요.

미국과 일본업체가 연구센터등을 이용해 자원을 공유하는 것을 본받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반도체에 가치부여가 필요합니다.

어떤 부가가치를 담을 것이냐는 것이죠.

전기전자 아닌 의학 생물 화공 기계 등 분야 인력을 반도체 설계등에 투입
하는 것이 그래서 필요해요.

문화를 형성해야 합니다.

<> 이문기 연세대학교 교수 =아이트리플리는 반도체 설계에 관련된 미국의
잡지입니다.

지난해 이 책엔 일본이 44편 미국 29편의 논문을 냈고 한국은 고작 4편의
논문을 실었을 뿐입니다.

일 NEC의 경우 매출의 절반을 컴퓨터 관련 제품으로 이루고 있지만 삼성은
매출의 반이 D램입니다.

일본은 반도체 내수가 수출의 2배입니다만 시스템을 만들어 반도체 장착해
팔고 있어요.

이러면 매출은 2백 증가합니다.

다각적 기술 다변화도 필요합니다.

D램 말고도 많은 반도체 기술이 있거든요.

예컨대 무선통신의 경우 연구가 전혀 없고 따라서 관련 제품 경쟁력도
전무합니다.

저변확대와 다변화를 위해 관련대학을 전문화 시켜 분야별로 연구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박영기 통상산업부 기술품질국 국장 =최근 기술개발추세는 미세화를
통한 고집적화 저전력소비화 화상처리 등 시스템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 프로젝트 규모가 커져 전략적 제휴를 통한 국제적인 협력도 필요
합니다.

최근 삼성 현대는 TI 애플 등과 초고속 메모리반도체 규격표준화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했습니다만 이는 시작일 뿐입니다.

<> 이철동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 박사 =주문형 반도체는 소량 다품종
생산 품목이라 중소기업에 적합합니다.

설계기술 제고를 위해 중소업체 대학 시스템업체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
해요.

대만의 60여개 업체 사장은 대부분 미에서 경험을 쌓았거나 대만 국책
연구소 연구경험이 있는 이들이예요.

이런 경험자들을 위한 창업 지원, 경비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 박장관 =직접 생산 담당하는 입장에서 기업 얘기를 좀 해주시지요.

당면한 애로사항을 먼저 말씀해 주시고 정책건의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주용 현대전자 사장 =반도체 부지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시설확장하려면 너무 규제가 많아요.

이와 함께 외국의 규제회피, 기술확보를 위한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도
풀어 줬으면 해요.

현대전자만 해도 중장기 전망은 원대합니다.

현재 국내공장은 7개입니다만 2천년까지 미 유럽에 각각 하나씩 짓는 등
모두 5개 공장을 짓고 매출 40억달러의 세계 메모리 5위 업체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인력 및 기술개발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필요하면 응용기술 쪽으로 저희도 지원할 용의가 있습니다.

<> 문정환 LG반도체 부회장 =LG는 그룹 차원에서 지난해 도약 2005를 발표
했습니다.

LG반도체는 반도체 전문회사로 세계 5위를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신정보가전 등 앞으로 업계의 경향은 멀티미디어 지향으로 갈
것입니다.

네트워크컴퓨터등 종래 비즈니스 개념을 깨는 파라다임 전환이 필요해요.

D램가격 하락도 그 계기가 될 것입니다.

범용제품에서 벗어나 시스템 멀티미디어 방향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기술개발도 국제 제휴협력 포함한 네트워크형으로 가야 하고요.

<> 이윤우 삼성전자 사장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국내 인프라 구축과 규제
완화에 힘써야 합니다.

특히 연구개발투자 자금지원, 상업차관문제 등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전력문제나 용수문제도 원활히 지원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반도체는 2천년까지 매년 10%이상 고성장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비메모리가 취약하다는 말이 많지만 이것은 오히려 강점될 수도 있어요.

비메모리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도 되거든요.

앞으로 수년 지나면 메모리와 로직이 결합된 형태의 제품이 나와 얽혀
메모리 비메모리 구분이 의미 없게 될 것입니다.

제품 차별화에 더욱 주력할 방침입니다.

물론 비메모리 투자도 계속 확대하고요.

<> 박장관 =삼성전자의 메모리 비메모리 비율은 어느 정도를 목표로 하나요.

<> 이사장 =2천년까지는 30%선으로 비메모리 비중을 높일 셈입니다.

<> 박장관 =삼성이 메모리에 집중한 이유는 뭡니까.

<> 이사장 =70년대 당시에는 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이 극히 미미했어요.

단기 고성장을 위해 메모리분야에 집중한거죠.

<> 채덕석 건설교통부 국토계획국 국장 =반도체산업은 입지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면적은 전국의 12.8%지만 인구는 40%나 몰려 있습니다.

주택 교통 등 입지를 허용하면 더 많은 인프라가 결국 필요케 돼요.

업체측에서도 첨단공장은 수도권에 두고 그렇지 않은 제조공장은 지방으로
이전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용수문제는 정부가 당연히 처리해 줘야 할 문제입니다.

통산부등과 협의 방안 논의해 결정할 것입니다.

올해중 관련 법령을 개정할 방침입니다.

<> 서사현 통상산업부 생활공업국 국장 =우리나라반도체 산업 기반기술
육성을 위해 산학연 공동으로 금년내 기술발전지표(로드맵)를 금년내 작성,
산학연 연구체계 만들어갈 것입니다.

<> 박장관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 이문기 교수 =반도체는 종합기술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인력양성을 위한 단기 트레이닝 코스외에 전문 연구대학이 필요해요.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반도체 마케팅을 연구하는 경영학자가 얼마나
됩니까.

<> 박장관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개별기업별 성장전략과 함게
기업들의 공동노력 특히 산학연 간의 공동개발노력이 긴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우리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속적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노사협력도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