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통신장비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통신장비산업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이동전화, 개인휴대통신(PCS)등 신규
통신서비스 도입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미국산 통신장비수입은 올들어
대미통신장비 수출액의 3배이상에 달하는등 국내업계의 성장에 큰 장애
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부와 관세청 집계에 의하면 올들어 지난5월말까지 우리나라는
5억7천5백만달러어치의 미국산 통신장비를 수입한 반면 미국으로 수출한
국산통신장비는 1억7천2백만달러어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이상 늘어난 반면 수출은 지난해보다
50%가량 줄어들었다.

이에따라 대미 통신장비 무역적자는 4억2백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적자
(2백23억달러)보다 무려 80.7%나 증가했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신규통신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장비구매에
나서는 하반기부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통신장비산업의
존립기반이 흔들린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주파수공용통신(TRS)이나 무선데이터통신용 장비는 미국제품이
거의 독점 공급키로 돼있는등 신규사업자가 도입할 장비의 절반가량은
미국제품이 차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통신장비무역수지는 지난93년까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94년 수입이 급증하면서 적자(6천3백만달러)로 돌아섰다.

업계는 따라서 현재 전화기등 단말기중심인 국내통신장비산업을
전송장치 중계장치등 시스템중심으로 전환시켜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를위해 외국과의 기술제휴및 합작등을 적극 장려하는 방향으로
통신장비산업 육성계획을 마련,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