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이 증시에서 날개를 펼 수 있을까.

지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일 외무장관회담에서 북한이 4자회담에
대한 한미양국의 공동설명회에 참석하면 4자회담 수용이전이라도 대북경제
지원에 관련주 나서기로 합의함에 따라 남북경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4자회담 수용전에는 대북경협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에서
크게 진전된 것이다.

특히 오는 9-10월중 북한에서 열릴 예정인 나진.선봉개발을 위한 UNDP
(유엔개발계획)회의에 국내 재계인사의 참석을 허용할 것이란 정부방침이
확정된 상태다.

내친김에 투자도 이뤄질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증권계에서는 김영삼대통령이 지난 4월 4자회담을 제의할 때 삼성전자
대우전자 태창등 3개기업에 대해 "남북경협사업자"로 승인했던 점을 들어
이번 외무장관회담이후 "협력사업" 승인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사업자 승인이 선언적 의미밖에 없는 반면 사업승인은 실제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해당 기업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김대통령의 여름휴가가 끝나는 오는 8월2일께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현재 협력사업자로 승인받은 곳은 이들 3개사 외에 고합물산 한일합섬
국제상사 녹십자 동양시멘트 동룡해운을 포함해 모두 9개사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주)대우 한 곳(지난 6월4일 투자금액,
512만달러 송금)에 불과하다.

25일 증시에서 남북경협 관련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당장은 재료가 먹혀들지 못하는 분위기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