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서 나타나듯 톰 레이먼은 "미네소타 촌놈에서 세계 최고의
골퍼로 까지" 도약했다.

5살때 아버지에 이끌려 골프를 시작했으니까 구력 32년만에 골퍼로서
"일생의 꿈"을 이룬 셈이다.

미투어 2승에 불과한 레이먼이 "메이저 우승없는 베테랑"으로 꼽히며
우승 가능성이 높이 점쳐진 것은 그의 "역사"에 기인한다.

그가 미투어에서 본격 뛴것은 서른살 넘어서인 92년부터로 그 이전엔
미국 밖의 대회를 기웃 거리며 고생을 할 만큼 한 이력이 있다.

한마디로 프로로서는 뒤늦게 꽃이 피며 "근성있는 골프"를 가꾸고
있는 것.

그는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264.8야드로 지난해 미랭킹 82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대회에서 보듯 아이언샷은 정확도가 아주 높아 파온율은
70.4%로 랭킹 9위.

그는 아이언샷을 바탕으로 평균스코어 69.85타 (랭킹 5위)를 내며
메이저 우승 가능성을 높여 왔다.

94년 매스터즈에서 15번홀 이글퍼트를 실패한후 엎드려 땅을 치던
레이먼.

그는 올 US오픈에서 1타차 2위에 그치더니 결국엔 메이저를 섭렵했다.

다음 얘기가 그의 37살의 메이저 첫승을 설명한다.

"오늘의 우승은 미니투어 등 과거의 모든 것을 값어치 있게 만들었다.

사실 오늘 나는 리듬을 잃었었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롱 데이"였으나 꿈은 실현됐다.

오늘 플레이는 좋지 않았다.

그러나 "충분한 만큼"은 잘 한 셈이다.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18번홀을 걸어 들어오는 위대한 선수들을
자주 봤는데 내가 2타 리드로 그 모습이 된 것은 진정 잊지못할 경험이다"

<>.최종일은 부진 했다고 말했지만 독자들은 비디오를 통해 레이먼의
퍼팅을 유심히 살펴 보면 좋겠다.

그의 퍼팅은 상당히 "조용히" 진행된다.

특히 쇼트 퍼팅을 할때는 극히 고요하게 백스윙을하며 정돈된 스트로크를
하는 느낌.

세계적 프로들 치고 퍼팅이 나쁜 골퍼는 없지만 레이먼의 퍼팅
스트로크만큼은 그 이미지가 아주 조용하고 부드럽다.

미묘한 차이겠지만 그 이미지를 느낄수 있으면 퍼팅에 큰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