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가 지난 93년이후 계속 늘고 있다.

그러나 증가세는 물론 투자액도 경쟁국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적어
여전히 외국인투자유치관련 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경원은 22일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외국인의 총투자규모는 468건에
12억6천8백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4백2건 9억5천4백만러)에 비해 건수로는 16.4%, 금액
으로는 32.9% 증가한 것이다.

이중 제조업투자규모는 1백82건에 7억7천2백만달러로 전년도 동기(1백66건
4억6천7백만달러)보다 각각 9.6%, 65.3% 늘어났다.

말레이지아 아텍(Artec Ltd.)사가 대우자동차의 자동차 엔진생산에 2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가장 많은 금액이었고 미국 듀라셀(Duracell Inc.)사의
1억4천만달러 투자(듀라셀코리아의 일차전지 제조용)가 그 다음이었다.

지난해 동기만 해도 전체 투자의 49%였던 제조업투자 비중이 올들어
61%로 역전되면서 제조업위주로 외국인투자가 급증, 투자구조도 개선되는
추세다.

재경원은 그간 꾸준히 추진해온 <>외국인투자지원제도 확충 <>투자가능
업종 개방 <>투자절차 간소화의 약효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유입규모가 경쟁국중 최하위인데다 그나마 올 상반기에도
대형투자가 일부 섞여 수치상 증가율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외국인투자호전''
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특히 일본과 미국의 투자는 전년동기보다 각각 50.2%와 5.4% 감소했다.

상반기 외국인투자금액증가율(32.9%)도 지난해 하반기 증가율 65.6%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투자부진의 요인은 말할 것도 없이 ''5고''다.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땅값) 고물류비용에다 고행정비용이 그것이다.

그동안 개선하느라 애쓰긴 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노력에 비해선 경쟁이
아예 안될 정도다.

업계에선 정부의 정보수집력 부족도 "투자하기 좋은 나라, 한국"을
만드는데 미흡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요 경쟁국가의 외국인투자액수에 대한 지난 상반기 통계는 물론 지난해
통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실정이다.

재경원은 올해 외국인투자금액이 25억2천3백만달러에 이를 것을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치조차 지난 94년도 현재 미국(4백94.5억달러) 프랑스
(1백69.3억달러) 영국(1백2.3억달러) 싱가포르(79억달러) 말레이지아(45억
달러) 태국(27억달러)등보다 적은 것이다.

이에반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한국의 해외투자금액(집행기준) 21억3천
3백만달러(6백4건)로 외국인투자유입액의 2배 가까이 달한다.

이른바 ''투자역조''다.

국내기업조차 사업하기 어려워 나가는 판국에 외국기업더러 들어오라니
될리가 있겠느냐는게 기업들의 이구동성이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