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00년께 대졸자의 취업 기상도는 어떨까.

미국에선 이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학계간에 설전이 한창이다.

미정부는 "흐림"으로 예보했으나 학계는 "쾌청"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

그러나 학계가 보다 설득력있게 논지를 전개, 낙관론으로 점차 기울어지는
형국이다.

미노동통계국(BLS)은 고급인력이 현재 공급과잉상태이며 이같은 현상이
오는 200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이달초 발표, 취업예비생들에게 시름을
던져줬다.

그러나 존 H 비숍 코넬대교수는 고급인력에 대한 수요급증세로
금세기말에는 대졸자 인력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비숍교수는 한술더떠 노동통계국이 사회 전반적인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채 수백개의 직종별 수급만을 계측, 지난 70년대와 80년대 예상이
빗나갔다고 주장한다.

지난 70년, BLS는 향후 10년간 대졸자의 공급부족사태가 닥쳐올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발표당시 미항공우주국(NASA)은 달탐사직후여서 대졸자채용을 급격히
늘렸지만 이른바 "베이비붐세대"는 대학졸업전이어서 고급인력이
태부족이었다.

그러나 이후 NASA의 기구는 축소됐고 고졸자들은 베트남전 징병을
피하기 위해 대학으로 몰렸으며 베이비붐세대마저 대학을 졸업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났고 대졸초임도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80년대에 들어서자 BLS는 대졸인력의 공급과잉을 점쳤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딴판이었다.

70년대 대졸자의 임금감소를 목격한 신세대들이 대학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남자고교생의 대학진학비율은 하락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마이크로컴퓨터 및 하이테크제품들이 도입된
결과 80년대 말에는 고급인력난에 직면했다.

비숍교수는 당시 대졸자공급부족과 이에 따른 임금상승을 정확히
예견했었다.

그는 90년대말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며 문서작성 및 컴퓨터처리
능력을 갖춘 대졸자는 고졸자에 비해 훨씬 높은 임금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LS취업기상도가 간호사 의사 등 300직종의 수급을 분석한데 반해
비숍교수의 방식은 영업직 전문직 기술직 등 9개분야로만 나누어져
구체성에서는 떨어진다.

대신 실업률 무역적자 PC보급률 등 3가지 변인을 통계에 가감, 사회적인
흐름을 반영했다.

비숍교수는 PC보급률이 2005년엔 90년에 비해 80% 증가할 것으로 예상,
이 기간중 대졸자수요폭증 및 초임 급상승 사태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70년 이후 미국내 출생률과 대학진학률을 감안한다해도 대졸자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2차대전직후부터 20년간 출생한 베이비붐세대가 올해로 50대에
접어들어 향후 10년간 대졸 베이비붐세대의 정년퇴직도 급증, 고급인력
수요증가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금세기말 미국에서 취업을 원한다면 대학졸업장을 우선 따는게
첫번째 투자전략이라는 격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