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이상 값싼 노동력은 미국제조업체들이 해외투자시에 고려하는
첫번째 조건이 아니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제품이 경쟁하는 주요시장에 진출할때는 더더욱
그렇다.

이같은 사실은 델로이트&터치 콘설팅 그룹(Deloitte & Touche Consulting
Group)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제조업체들이 투자지로 선호하는 10개 국가에
쏟아부은 총투자금액의 73%가 고임금 국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개국중에 스웨덴이 약 90억달러에 달하는 직접투자를 받아들여
미제조업체 최적의 투자지로 판명이 났다.

이중 약7십억달러는 스웨덴의 제약회사 파마시아사와 미국의 업죤사간의
합병에서 발생했다.

영국을 간발의 차로 따돌린 브라질이 제2의 투자지로 약 40억달러를 끌어
들였다.

값싼 노동력을 가진 아시아의 추격이 만만치 않지만 유럽은 여전히 전체
미국기업들의 제1의 투자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미국기업은 사상최고인 9백70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했으며 이중
절반이상인 5백억달러가 유럽으로 향했다.

작년 미국기업의 대유럽 직접투자는 94년에 비해 3배 증가했다.

그러나 대아시아와 중남미 투자는 각각 3분의2와 3분의1 증가에 그쳤다.

그렇다면 왜 미국기업은 값싼 노동력과 왕성한 구매력을 지닌 아시아를
외면하고 유럽으로 발길을 돌리는가?

이 조사는 유럽의 유사한 비지니스환경, 낮은 투자위험도, 팽창하는
동유럽시장과의 근접성등 이지역의 투자환경우위가 비교적 낮은 경제성장의
핸디캡극복을 가능케 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개발도상국의 낮은 임금은 외국투자기업들에게 점차 호소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아시아국가의 임금이 더이상 낮은 수준이
아니다.

특히 세계 초일류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비싼
임금을 치르더라도 숙련된 고급 인력을 고용해야 할 판이다.

한편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기업 해외직접투자의 대부분이 이익
재투자와 기업인수합병 형식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백30억달러에 달하는 9백여건의 기업인수합병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금액면에서 전년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또한 미국 기업은 지난해 해외투자를 통해서 94년 대비 35% 증가한 사상
최고치인 9백10억달러의 이익을 냈으며 특히 석유 화학 컴퓨텨 반도체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