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국회본청 지하 1백4호는 국회의원들의 늦깍이 컴퓨터 수업
열기로 가득차 있다.

의원연구모임인 전자민주주의연구회(회장 강경식)가 이날부터 개설한
컴퓨터교실에는 여야의원 20여명이 수강신청을 마치고 컴맹탈출에 열성이다.

수업을 거르는 의원도 없다.

수업에 나선 학생은 신한국당 이해구 장영철 김영진 유흥수 정의화 유용태
의원, 국민회의 김민석 추미애의원, 자민련 강창희 이재선 정우택의원,
민주당 이부영 제정구의원등으로 장년층이 대부분이다.

수업내용은 키보드 마우스사용법등 걸음마 단계부터 시작, 개인용컴퓨터
(PC)통신 인터넷 사용방법등으로 진전된다.

단계별로 교육이 진행되자 마우스를 컴퓨터본체위에 올려 놓고 작동,
폭소를 자아냈던 K의원도 어느새 PC통신의 채팅(농담)방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컴맹"이었던 이부영의원은 수업에 가장 열의를 보여 이미 컴맹탈출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전자민주주의연구회는 일주일에 4차례씩 이주일간의 일정으로 컴퓨터교육을
진행중이며 앞으로 전의원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또 교육대상을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강회장은 "정보화사회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장년층, 특히 오피니언
리더들의 정보마인드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며 "국회의원의 절반정도만 컴맹에서 탈출해도 현재의 정치
구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자민주주의연구회는 1차교육이 끝나는 오는 20일 교육을 받은 의원들에게
컴맹이 아님을 확인해 주는 수료증을 수여할 예정이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