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안양컨트리클럽에 갔었다.

전반에 부진했기 때문에 후반 나인홀은 꼭 이븐파로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샷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15홀까지 이븐으로 마치고
파5인16번홀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나온 홀에서 세차례의 거듭된 버디찬스를 살리지
못하여 어쩐지 위기가 닥칠것 같은 기분을 가지고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섰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의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에 새로 잔뜩 심어놓은
잔솔나무밭 근처에 떨어졌다.

가서보니 30cm 정도 페어웨이에서 벗어나 있었다.

해저드를 표시하는 마크나 수리지임을 나타내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11번홀에서처럼 수리지이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지만 경기보조자는 해저드라고 하면서 1벌타 먹고 꺼내놓고
치라고 하였다.

이에 필자가 다시한번 수리지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틀림없이 해저드가
맞느냐고 확인하였다.

필자의 경기보조자는 해저드가 틀림없다고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필자가 해저드 규칙에따라 벌타없어 그대로 치겠다고 하니
경기보조자는 그곳에서는 무조건 1벌타를 먹고 내놓고 치는것이 로컬룰
이라고 설명했다.

필자가 이렇게 경기보조자와 잠시 실랑이를 하고 있는 사이에
동반플레이어의 경기보조자가 다가와 말했다.

"변호사님 그곳은 해저드예요.

치실수 있으면 벌타없이 치시면 돼요"

이에대해 클럽측은 "새로심은 어린나무들을 보호키위해 플레이를
금지시킨 것이며 그렇다고 그곳을 플레이금지구역(OB)으로 지정하는것도
무리가 있어 그같은 로컬룰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연유라면 그곳을 플레이 할수없는 수리지로 지정,
드롭에어리어를 만들어 벌타없이 치게하는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나중의 경기보조원이 "그냥 치라"고 말한것은 필자같이 "따지고
드는 골퍼"와의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

어쨌거나 언성을 높였던 필자는 그홀에서 4번째샷을 풀썩거리며
더블보기를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