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처의 석유공급 증가로 올 하반기의 강력한 수요가 상쇄돼 유가를
인하하지 않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생산분을 소화할 수있는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8일 전망했다.

IEA는 올 하반기 OPEC산 석유에 대한 수요가 하루 평균 2천4백55만배럴에
그쳐 지난 6월의 생산량 2천5백60만배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회사 UBS의 한 석유전문가는 "OPEC가 현재 생산량을 유지할 경우, 하루
평균 1백만배럴 이상의 초과공급이 이뤄져 석유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세계 석유수요는 하루 7천1백70만배럴로 작년보다 1백70만배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는 비OPEC 회원국의 1백60만배럴 증산으로
상쇄될 것으로 IEA는 내다봤다.

세계의 석유생산량은 6월들어 전달보다 68만배럴이 늘어난 7천2백9만배럴에
달했다.

이는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새로 개발된 유전의 생산시작 <>지난
5월 파업을 한 노르웨이 석유근로자들의 조업재개 <>알래스카 유전의 사고
감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IEA는 올 하반기의 비OPEC 회원국 생산전망을 하향조정하기는 했으나
"하반기중에도 강력한 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IEA 추정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은 지난달 빈에서 개최된 제100차 각료회의
에서 하루 생산 상한을 2천5백3만3천배럴로 합의했음에도 불구, 지난 6월에
하루평균 2천5백6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이라크의 수출재개 전망에도 불구, 정유회사들이 북반구의 겨울철을 앞두고
3/4분기중에 상당량의 석유를 비축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유가는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북해산 브렌트유는 작년의 16.94달러보다 높은 18.50달러
를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재고량이 하루
1백20만배럴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됨에 따라 하절기 비축량이 예상보다 훨씬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3/4분기가 끝나기 전까지 1년전 수준으로 재고량을 늘릴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석유가 공급될 것이란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UBS의 파인은 "작년 수준으로 재고량을 늘리려면 3/4분기중에 하루 80만
배럴을 비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재개되지 않더라도 작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석유가 공급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재개되는 정확한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석유에 대한
강력한 수요와 맞물려 단기적으로 유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나 전문가들은 연말이전에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