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노태우 피고인의 변호인단이 변론을 포기하고 전, 노피고인이
법정출두를 거부하는 등 12.12 및 5.18사건 20차공판이 극도의 파행속에서
진행됐다.

8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양우.전상석.석진강씨 등 전씨 변호인 6명과 한영석 변호사
등 노씨 변호인 2명은 이날 "주2회 공판으로 충분한 변론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들러리식 변론을 맡을수 없다"며 재판부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 사건의 지상가치는 실체적 진실규명에 있음에도 재판부가
유죄를 예단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2심 준비를
위해 1심 변론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변호인 사퇴에 이어 전,노 피고인도 "자신들의 변호사가 아닌 재판부가
임명한 국선변호인이 출석한 상태에서는 재판을 받을수 없다"며 이날
오후 공판부터 참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노피고인을 위해 김수연.민인식 국선변호인을 선임했으나
전.노피고인이 불참함에 따라 이들을 분리해서 심리하겠다는 입장만
밝힌채 양병호 전대법관등 검찰측 증인에 대한 신문을 강행했다.

이로써 현재 남은 변호인단은 유학성피고인등 10명의 변호인들을 비롯해
지난 6일 변호인이 사임한 장세동.차규헌.박종규.신윤희 피고인 등 4명에
대해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임한 김.민변호사 등 국선변호인 뿐이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