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대형사업장의 사용자측이 노조의 요구를
상당수준 수용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대기업들은 각종수당을 신설해 실제임금인상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사내복지기금설치,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근로조건도
크게 향상돼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간의 사회적 위화감과 노동시장의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노동부 및 관련업체에 따르면 최근 효성중공업 쌍용자동차 아남산업
만도기계 등 대기업들은 올해의 임금협상을 정부의 임금가이드라인
(5.6-8.6%)을 훨씬 웃도는 10%선 안팎수준에서 마무리짓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장은 단협에서도 상여금과 생산장려수당 목표달성성과급
등을 잇따라 인상 또는 신설하고 있어 이를 합할 경우 실제임금인상률은
15-20%선까지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사용자측이 지불능력과 생산성범위를 넘어 분규로 인한 경영손실을
최소화하기위해 노조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파업에 돌입했던 효성중공업이 지난달6일 10.4%를
인상한 것을 비롯, 쌍용자동차 (9.09%), 만도기계 (13.5%), 아남산업
(9.9%) 등 노사갈등을 빚었던 사업장들이 고율의 임금인상으로 협상을
끝냈다.

여기에다 이들 기업들은 주 42시간 근무제, 상여금추가, 생산장려금 등
각종 수당인상, 정년연장 등을 합의해 실제임금인상률은 협상 타결률보다
5-10% 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비해 근로자 3백90명으로 중소기업인 환영철강의 경우 지난1일
7%의 인상률로 타결한 것을 비롯 한통엔지니어링 (5.0%), 주원농산
(6.5%), 미아산업 (7.8%), 영화직물 (동결), 연화실업 (동결) 등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낮은 수준의 임금인상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은
상태다.

노동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대기업의 임금은 중소기업보다
평균 30-40%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의 이번 임금인상률은
기업규모간 임금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모 노동연구원장은 "독과점 대기업의 선도적 임금인상은 노동조합의
집단이기주의와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결합해 생기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경제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다"고 우려했다.

< 윤기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