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테니스의 기수" 리하르트 크라이첵(24)이 전통의 "96
윔블던 테니스 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 그랜드슬램 첫 정상에
올랐다.

시드배정을 받지 못한 크라이첵은 7일 영국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열린 결승에서196 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서비스의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20위 말리바이 워싱턴 (27.미국)을 3-0 (6-3 6-4 6-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94년과 95년 1회전에서 탈락, 세계 13위임에도 시드배정을
받지 못하고 결승에 오른 크라이첵은 그랜드슬램 첫 정상의 생애 최대
감격과 함께 59만2,600달러 (4억7,40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우승후보 톱시드 피트 샘프라스 (미국)와 10번시드 미하엘 슈티히
(독일)를 각각 8강전과 16강전에서 격파한 크라이첵은 또 지난 85년
보리스 베커이후 처음으로 무시드배정자로 우승하는 진기록도 수립했다.

크라이첵은 이날 시속 205 까지 나오는 대포알 서비스를 앞세워
자신의 서비스 게임은 쉽게 따내고 상대 서비스게임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초반부터 승세를 자기쪽으로 이끄는데 성공했다.

한편 조너던 스타크 (미국)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 출전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미국)는 8강전에서 린제이 데이븐포트 (미국)-그랜트
코넬 (캐나다)조에 0-2로 패배, 빌리 진 킹 (미국)이 보유한 윔블던
20회 타이틀 타이기록 도전이 좌절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