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회사들이 비싼 선가 때문에 국내 조선소에 선박 발주를 기피하고
있다.

또 같은 이유로 국내 조선소 대신 중국 일본 등 외국 조선소로부터 중고
선박을 도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이달 중순께 일본 하코다테 조선소에
2만8천t급 화물선 2척을 발주키로 했다.

대한해운은 국내 조선소들이 일본보다 높은 선가를 요구하고 납기와
품질면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제시해 결국 일본 업체에 발주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통운도 내년초에 동해~군산 항로에 투입할 1만t급 벌크선 1척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한통운은 오는 2000년까지 확보할 예정인 15척의 1만t급이상 중대형
선박 15척을 모두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9일 중국 연대항의 국영 조선소로부터 2백9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코렉스 군산"호를 인도받아
군산항에서 입항식을 갖는다.

"코렉스 군산"호는 건조한지 1년이 채 못되는 신형급 중고선으로 척당
도입 가격은 6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 해운항만부 관계자는 "건조 상담 결과 국내 조선소들이 70억원대
의 선가를 제시했다"면서 "결국 신조선과 별 차이가 없고 저가인 중국 배를
처음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선박과 동급인 "코렉스 광양"호를 중국 상해의 국영 조선
소로부터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밖에 유공해운도 가스수송선 수 척을 일본 업체에 발주할 방침이며
D고속 등도 중국산 중고선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운 업계는 국내 조선소들이 높은 원가 코스트를 보전키 위해 대형 선박
건조에만 매달리고 있어 외국산 중소형 선박 수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