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반도 재미있어야 팔린다.

6월말 현재 신나라 타워 등 대형음반유통업체들의 집계에 따르면 올상반기
국내 클래식음반 매출은 대중적 인기를 지닌 스타음악가들과 크로스오버
음악에 의해 좌우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1위는 현란한 금속성 음향과 팝가수를 무색케 하는 대담한 의상 등으로
인기를 끈 싱가포르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의 ''바이올린 플레이어''
(EMI)가 차지했다.

95년 3~12월 9만8,600여장이 팔린 이 음반은 올들어 작년 한해 판매량을
훨씬 웃도는 14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EMI측은 기존 클래식 레퍼토리를 변형한 크로스오버연주로 10후반~30대초반
애호가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2위는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가수 마이클 볼튼, 팝그룹 ''U2''
''크랜베리스''와 함께 만든 앨범 ''파바로티와 친구들3''(데카).

이 음반은 3월 발매돼 4만5,000장이 팔려 나갔다.

파바로티가 마이클 볼튼과 오페라 ''팔리아치''중 아리아 ''의상을 입어라''를
부르는 등 장르의 벽을 허무는 시도로 팝음악팬까지 흡수한 것이 제작사가
진단한 히트 비결.

3위는 쇼팽의 ''이별곡'' 등 귀에 익은 연주곡에 가사를 붙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패션(PASSION)''(에라토).

비슷한 제목및 내용으로 문제가 된 ''FASHION''(폴리그램)도 15위권에
들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해설을 맡은 음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입문''
(에라토)은 4위를 차지했다.

중고등학교 필수감상용으로 선정돼 5월초 발매이후 2만2,000장이
팔려나갔다.

6~8위는 애조띤 멜로디를 타이틀로 내세운 음반이 나란히 차지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가 연주한 ''비탈리의 샤콘''(BMG)은 ''지상에서
가장 슬픈 곡''이라는 문구로 눈길을 끌며 발매 20일만에 1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의 ''엘레지''(도이치 그라모폰)와 SBS ''옥이이모''
삽입곡으로 잘 알려진 ''자클린의 눈물''(오르페오)도 인기를 끈 ''슬픔의
음악''.

3테너의 뒤를 잇는 차세대유망주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안젤라
게오르규가 함께 낸 ''듀엣과 아리아''(EMI)는 클래식 스타커플 탄생이라는
떠들썩한 소문과 함께 발매 한달만에 6,000장이 넘는 판매실적을 과시했다.

타워레코드의 김소록씨는 "클래식 음악계에도 대중가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음반매출은 이들 스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