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경제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총체적인 경제위기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어느정도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고 국민 각계각층이
함께 걱정해야 할 점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면도 있으나 지나치게
과장되어 불필요하게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면도 있다.

따라서 최근의 경제동향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를 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경기상황을 보면 작년 4.4분기부터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
되나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해 현재로서는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고 볼수는
없다.

금년 1.4분기중 경제성장률은 7.9%로서 작년동기의 10%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절대수준 자체는 낮은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하반기에도 설비투자,수출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제비중이 큰 건설투자 민간소비등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된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의 경기전망조사도 3.4분기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다음으로 물가문제를 생각해 보자.

금년 6월말 소비자물가는 전년말대비 3.8% 상승하여 95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물가상승은 당초 기대수준보다는 높으나 과거(91-95년간
평균 4.3%)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서 전반적인 물가불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선진국및 경쟁상대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물가상승률이 높고 우리경제
의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도 물가안정이 우선 과제이므로 향후 물가안정을
위한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상수지 적자는 예상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다.

금년 1-5월중 경상수지 적자는 81억1천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50억7천만
달러)보다 늘었으며 연간으로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반도체 철강등 주요수출품목의 가격하락과 여행수지등
무역외수지 적자에 기인하는 것이나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고비용 저능률"의
구조적 문제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이렇게 볼때 올해의 우리경제는 경상수지 적자확대에도 불구하고 7%를
상회하는 성장에 4%대의 물가상승으로 연착륙을 달성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문제는 내년이후로서 현재와 같은 고비용 저능률 구조와 근로의욕
감퇴등의 사회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우리경제는 저성장 고실업등의 문제에
봉착하게될 것이다.

따라서 금년의 경기 연착륙도 중요하지만 내년이후를 대비하며 전반적인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

이와같은 노력은 물론 정부가 솔선하고 일관성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하겠으나 노사안정 근검절약적인 소비행태의 정착등 기업과 국민의 협조가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우므로 범국민적인 노력이 어느때보다도 필요하다고
본다.

최종찬 < 재경원 경제정책국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