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의 아트홀관장 박성옥씨(32)는 나이보다 젊어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일에 치여 지내면서도 늙지 않는 비결은
뭘까.

박관장은 "항상 젊은 고객들에 맞추어 살다보니 그런가"라며 웃는다.

박관장은 갤러리아아트홀에서 벌어지는 각종 전시회를 기획하고
준비한다.

섭외와 홍보 이벤트행사등 관련된 모든 일이 그녀의 몫이다.

"어떻게 하면 20대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좀 새롭고 충격적인 이벤트는 없을까"

그녀는 이런 고민속에 살며 젊은 감각을 지니려고 노력한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그녀는 기획능력이 빼어나다.

그녀가 기획한 전시이벤트가 매스컴에 크게 보도되는 일도 많다.

지금 열리고 있는 "먼로의 70년만의 외출"과 연일 젊은이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던 "명키스 사진전"도 관심을 모은 그녀의 "작품"중 하나다.

매스컴뿐이 아니다.

갤러리아백화점 옥외광장에서 벌어졌던 "먼로포즈 콘테스트"에는
수백명의 신세대여성들이 몰려 백화점측에서 준비한 가발과 의상을
입고 카메라앞에서 마릴린 먼로의 포즈를 취했다.

그녀는 순수미술과 사진학을 전공했지만 전시기획에서는 어디까지나
대중의 문화욕구충족을 우선으로 한다.

"백화점의 전시회는 홍보와 고객집객이 목적"이라는 게 그녀의 신념이다.

문화계에서 아무리 저명하더라도 순수미술가의 전시를 지양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지금 그녀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한여름을 뜨겁게 달굴 누드사진전.

압구정 신세대들을 확실하게 끌어보겠다는 야심찬 작품이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