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광고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뉴스망인 CNN이나 위성방송을 이용, 전세계를 대상으로 동일한
테마의 월드와이드용 광고를 내보내는 그룹들도 생겨나고 있다.

애틀란타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행사를 광고에
이용하는 "스포츠마케팅"이 도입되는가 하면, 노벨상 수상자를 모델로
출연시키는 광고도 제작되고 있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기업의 세계화에 맞춰 광고도 "세계화"되고 있는 것.

삼성그룹은 CNN 등 해외TV매체를 통해 대대적인 그룹이미지 광고를
실시키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 광고는 제일기획과 미국의 보그트 엔 웨인사가 공동 제작했으며
제작비용만 1백50만달러가 들었다.

이번 이미지 광고는 짐바브웨 멕시코 알래스카 등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제작됐으며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세계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삼성은 내달부터 연말까지 동유럽 동남아 등 44개국에 모두 5천여회 이상
광고를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광고비용으로만 모두 4백억원 이상을 쓸 계획.

삼성은 특히 애틀란타 올림픽 기간중에는 CNN 헤드뉴스와 래리 킹
라이브쇼 등 프라임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이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현재 동일한 광고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내보내는 광고전략은 코카콜라
나이키 등 일부 다국적기업만이 사용하고 있다.

삼성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해외광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올해를 삼성그룹 해외광고 원년으로 삼아 대대적인
이벤트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연초 정몽구회장이 "해외에서 그룹의 이미지를 높이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한 이후 영상매체를 이용한 해외광고를 적극 모색중이다.

최근 계열사인 금강기획에 환경친화기업과 가치경영을 주된 테마로 한
영상매체용 광고안을 의뢰했다.

현대 관계자는 "내년부터 세계 전지역에 이를 내보낼 방침"이라며 "그룹
이미지 광고비용에만 연간 1천만달러 이상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그룹 역시 "도약 2005"를 추진하는 핵심 수단으로 해외 광고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로 미국 DMB&B사와 홍콩의 BBDO사를 선정했으며 월드와이드용
광고를 제작,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미국지역에 내보낼 계획이다.

올해 해외에서만 지난해 광고비용(1백20억원)의 두배가 넘는 2백50억원을
집행할 방침.

중남미에서는 현지 위성방송인 탈레노티시아스를, 아시아지역에선
스타TV 등 현지 매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키로 했다.

이밖에 해외 5개 본사를 중심으로 현지 대행사를 선정, 체계적인
해외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해외 현지공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광고대행사인
"힐 & 놀튼"사를 통해 그룹광고를 실시중이다.

또 해외법인엔 현지인 매니저를 채용해 기업 광고와 제품광고를
시행중이다.

비단 그룹 이미지 광고뿐만이 아니다.

이미지 광고 못지 않게 현지언론인이나 유력인사를 대상으로 한 홍보도
각광받고 있다.

코오롱은 독립국가연합 대통령 등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친선 테니스 대회를 수년째 후원하고 있다.

"빅 햇(BIG HAT)"대회는 코오롱이 현지 지도층 인사들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맺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대우는 올 상반기중 유럽 등 6개 지역 기자단을 국내로 초청,그룹의
세계 경영 이미지를 알렸다.

선경그룹은 미국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에세이 컨테스트를 지난
92년부터 실시중이다.

삼성전자는 노벨상 위원회에 연간 1백50만달러씩 3년간 총 4백50만달러를
후원하는 대신 노벨상 수상자를 자사 광고에 출연시킬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독립국가연합(CIS)등
각 지역별로 마더 테레사수녀 등 해당 지역 출신 노벨상 수상자를
출연시킨 광고를 제작해 방영키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광고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업의 해외진출이 그만큼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기업 세계화가 진척될 수록 기업들의 "다국적 해외광고"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