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 경제전망을 다시 수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25일 올들어 수출부진 등으로 경상수지 적자폭이 예상외로
커지고 있는데 따라 빠르면 다음달초 수정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수정전망에서 경제성장률(7.2%)과 소비자물가상승률(4.7%)은
당초 전망치를 손대지 않고 경상수지적자규모만 1백억달러이상으로 늘려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 경상수지 적자규모를 작년말 64억달러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15억달러 늘린 79억달러로 수정 전망했었다.

한은 이강남 조사제1부장은 올들어 4월까지 경상수지 적자가 65억달러를
넘어선데다 6월들어서도 적자폭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나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상수지 적자 전망치가 자꾸 빗나가는 것은 예상치 못했던 반도체
값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단가가 1달러 떨어질 때마다 연간 수출액이 2억5천만
달러나 줄어드는 상황에서 반도체 값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전망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한은은 그러나 경제성장률 7.2%는 무난히 달성, 경기연착륙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중화학공업제품의 단가하락에도 수출물량은 증가하고 있고 소비급증과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로 예상한만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또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공공요금인상등이 상반기에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당초전망치(4.7%)를 수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