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사업장이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노사협상을 원만히 타결짓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25일 노동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 현재 임금협상을
타결한 3천1백81개사업장 가운데 노사갈등을 전혀 겪지 않고 협력적
관계를 바탕으로 협상을 마무리한 사업장이 3천여곳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섭으로 인한 생산차질등을 우려, 노조가 회사측에 임금인상안을
백지위임하거나 교섭을 한차례도 벌이지않고 무교섭으로 협상을 타결한
사업장도 30여곳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현상은 노사가 과거 수년간 노사분규를 경험하면서 대립적
관계가 노사 모두에 실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 생산적 관계를
모색하고 있는데다 지난해이후 전국사업장에 산업평화분위기가 크게
확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노사분규로 진통을 겪었던 대우조선노사는 올해 별다른
갈등 없이 지난 24일 열린 협상에서 기본급 6.9% 인상, 주 42시간 근무,
정년 1년연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또 LG전자 롯데제과 대한통운 등 대기업과 태양금속 무등플라스틱 등
중견기업들도 노사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올해 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
지었다.

특히 무교섭타결사업장도 크게 늘어 지난94년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 주목을 끌었던 동국제강노사는 지난
20일 지난해 이어 또다시 무교섭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 협력적
노사관계를 재확인했다.

한일합섬과 효성기계공업노사는 지난12일 무교섭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했으며 (주)한일은 지난5월 노조측이 임금인상안을 회사측에 아예
일임해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와함께 (주)농심 창원기화공업도 이달들어 잇따라 무교섭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했으며 삼립유지 교보생명 등도 지난달 무교섭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특히 바로크가구와 삼성중공업은 노조가 임금인상안을 회사측에
백지위임, 노사간 마찰없이 협상을 끝냈다.

이밖에 (주)신동방 거평화학 한진해운 영흥철강 한보철강노사가
2년연속 무교섭으로 협상을 타결했으며 연합철강 동부제강 포스코개발
노사도 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올해 협상을 마무리했다.

< 윤기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