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스터직물 수출 침체로 폴리에스터 생산과정의 공급.수요업체간
가격인하폭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갈등은 유화와 합섬원료 업체간, 합섬원료와 합섬업체간, 합섬과
직물.면방업체간 등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상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PX(파라자일렌) -> TPA(테레프탈산) -> 폴리에스터사
-> 직물.면방 등으로 이어지는 폴리에스터 생산과정에서 각 업체들은
폴리에스터직물 수출가 하락에 따른 원가부담을 이유로 해당 상류업체에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또 같은 이유로 인하를 요구하는 하류업체들을 무마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격인하 공방의 시점은 PX(파라자일렌)와 TPA업체들이다.

LG칼텍스정유 유공등 PX공급업체들은 t당 1백달러 이상의 인하를 요구
하는 삼성석유화학등 TPA업체에 대해 t당 7백달러 이하로는 판매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석유화학등은 동시에 코오롱 제일합섬등 폴리에스터업계로부터
t당 1백30달러 이상 내려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폴리에스터업체들도 TPA업계에 가격인하를 요구하면서 국제가 수준에
맞춰 폴리에스터사를 10% 이상 내려야한다는 직물 및 면방업계의 주장에
당황하고 있다.

직물 및 면방업계도 폴리에스터업계가 가격인하에 소극적일 경우
대만산 등의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안정적인 원료확보에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인 상태다.

화섬협회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관련 업체들이 업스트림 다운스트림
할 것없이 수출가 하락과 원가부담 가중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비교적 기업규모가 큰 유화업체들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가격인하의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PX 및 TPA업체들도 가격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인하 여지가 적은 상태여서 이도 역시 어려운 상태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