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간에 합의된 중형항공기개발사업이 좌초된데 이어 고선명TV
(HDTV))공동개발사업추진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은 HDTV개발분야에서 개발목표
공동개발연구소입지를 둘러싸고 의견대립이 심화돼 다음달초 서울에서
개최될 HDTV전문분과위회의에서도 절충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다.

중국측은 기존 TV방식에서 HDTV방식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기존 PAL
방식TV를 볼 수 있는 HDTV개발을 주장하고 있는반면 우리측은 NTSC방식
과 연계된 HDTV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양국이 중형항공기협상의 최종조립지처럼 설립지를 각각 자국에 둬
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공동개발연구소도 합의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부당국자는 "중국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우리는 중국의 사
업에 자금만 지원하는 위치로 전락한다"며 "우리가 기술력에서 앞서기 때
문에 중국측의 양보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열린 자동차분과위에서 자동차부품분야협력 및 기술자교류
등에는 동의하면서도 우리측의 완성차투자허용요청을 거부했고,전전자교
환기 (TDX)개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4년 3월 김영삼대통령이 중국을 방문,강택민국가주석과
합의한 자동차 항공기 HDTV TDX사업은 모두 무산되거나 제자리걸음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당국자는 "중국측이 자국시장규모를 내세워 고자세를 유지하는한
양국간 협력사업은 난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