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에로영화도 독자적인 장르로 인정, 정상적으로 성장할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개방시대의 문화적 충격을 줄이고 세계시장 진출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야시장" "금지된 정사" "성애의 여행" "야생마" "어쭈구리".

대기업의 가세와 중소제작사의 난립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국내
에로비디오시장에서 수많은 히트작들을 쏟아내며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유호프로덕션의 유병호사장(37).

그는 최근 "한국에로영화의 세계화"를 선언하고 유호프로덕션을 세계적인
에로영화 전문제작사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일본 러시아 프랑스등에서 제작돼온 "성애의 여행"
시리즈의 무대를 스페인 호주 미국 등으로 확대, 세계 각국의 문화와
성풍속을 소개하고 국내및 외국배우를 함께 출연시켜 연기대결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또 9월부터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지구촌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회사소개와 작품홍보에 나설 예정입니다"

아울러 소재와 표현의 제한을 받는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현지배우만
으로 제작, 그 나라와 인근지역에 배급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에로영화는 액션물과 함께 비디오시장의 양대축을 형성할 정도로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의 진출에 위협을 느낀 중소제작사들의 출혈경쟁과 한탕주의
로 인한 저질음란물 양산, 소비자의 이중성과 청소년 유해논란, 각종규제와
지나친 심의등이 발전을 가로막고 있어요"

그는 이러한 걸림돌에 불구하고 "제작사들이 각성하고 정부차원의 정책적인
지원과 규제완화가 이뤄지면 작품성과 상업성을 갖춘 우수한 영화가 만들어
질수 있다"며 "한국적인 해학과 재미를 담은 에로물만큼 세계시장에 접근해
있는 장르도 없다"고 강조했다.

< 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