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의 7개분야 27개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은 통신산업의 대변혁을
알리는 서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국가독점" 상태인 통신서비스 산업에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하면서 무한 경쟁체제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통신사업의 춘추전국시대"

이번 통신사업자 선정이 통신서비스업계의 모습은 이렇게 전망된다.

정보통신부가 능력을 가진 모든 기업에게 통신사업참여 기회를 부여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통신사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질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좋은 시절"은 가고 자칫 무수히 많은 "별"이 명멸할수 있는
상황이 온다는 얘기다.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을 분야는 무선쪽.

그중에서도 특히 이동전화부문이다.

신규사업인 PCS가 개인휴대통신으로 불리지만 실상은 기존의 이동전화와
완전히 같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기존의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에 이번에 선정된 3개사업자가
가세, 모두 5개회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경우 지난해까지 국내시장을 독점해온 한국이동통신은 시장지배력에
대한 도전을 받게 됐으며 올해 새로 출범한 신세기통신은 자칫하면 "뿌리도
내리기 전에 넘어질수도 있는 상황"까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파수공용통신(TRS)도 무선전화 시장의 경쟁을 더욱 달굴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TRS는 원래 수송 물류 건설등 특정한 산업분야에 촛점을 맞춘 무선통신
서비스이지만 일반 이동전화와 급격히 융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당분간은 일반전화의 연결을 제한하겠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수용, 조만간 허용할수 밖에 없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때 TRS가 현재의 이동전화와 차별적인 기능을 내세워 이동전화 시장을
공략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선통신은 이제 서비스의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경제력과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업체들에게는 경쟁을 이기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말그대로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유선분야에서도 국제전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한국통신과 데이콤간의 경쟁체제가 정착된 국제전화에 제3사업자
(한국글로벌텔레콤)이 뛰어들어 기존 사업자의 몫을 빼내갈 전망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하며 이는 곧바로
이용요금의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던 무선호출도 새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입자가 1천1백만명에 이르러 사실상 신규가입 여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서비스가 경쟁의 핵심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쌍방향무선호출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업체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선보일 무선데이터등은 전문적인 영역을 개발하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주파수공용통신(TRS) 및 플림스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서비스간 경쟁이 통신사업의 새로운 경향으로 등장할
것이며 서비스간 통합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경영과 서비스질에서 밀리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 통신사업을 포기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짐에따라 기업간의 합병을 통한 거대통신기업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