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고위간부들의 잇따른 수뢰사건으로
하루아침에 명예와 권위가 곤두박질치는 시련을 맞이한 가운데에서도 결원
충원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가 불가피해 "곤혹"과 "승진기대감"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재경원은 구속된 한택수국고국장이 청와대에 신설된 정보통신비서관(1급)
으로 내정돼 있던 상태라 1급(비서관)과 2급(국장) 두자리의 인사요인이
생겼다.

또 정보통신부에 신설될 예정인 정보화기획실장(1급)과 국장(2급)자리도
재경원 국장과 복수직 부이사관중에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승진
인사가 불가피하다.

이대로라면 현 국장중에서 2명이 1급으로 승진할 기회를 맞게 되고 연쇄적
으로 부이사관 4~5명이 이사관으로 승진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이달 중순에는 2차 복수직 부이사관 임명에 따라 서기관 11명이 추가로
승진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종화 전독점국장 정재호 전정책국장의 구속에 이어
김선옥 부위원장까지 물러난데다 정재룡 상임위원의 통계청장으로 나감에
따라 소위 공정위의 핵심인사들이 모두 나가 버린 상태.

구속된 두 국장 자리와 부위원장자리는 이미 충원이 됐으나 아직 상임위원
(1급)자리 하나는 그대로 공석으로 남아 있다.

순서대로라면 고참 국장이 1급으로 승진해야 하고 이에따라 연쇄적으로
승진 인사가 이어져야 하나 마땅한 인재를 고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위 직원들도 승진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선뜻 적소에 맞는 사람을
고르기가 쉽지 않아 간부들이 고심중.

얼마전 승진 1순위로 꼽히던 고참 과장 한 사람도 두 전직 국장의 비리와
관련, 이미 사표를 내고 나간 상태이고 올초부터 계속된 인사로 국과장급
대부분이 현 업무에 아직 생소해 또 자리를 옮길 경우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지장을 가져올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떠도는 "인공위성"들을 포함, 승진에 목을 태우던
재경원과 공정위 직원들은 모처럼 "호기"를 맞기는 했으나 고위공직자의
구속에 따른 업무공백과 사기침체등 후유증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