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즉리, 성즉음전"이 12~21일 서울종로구견지동 동산방화랑(733-5877)
에서 열린다.

한국현대미술 대표작가 15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회는
우리 현대미술속에 나타난 "성즉리"사상을 통해 음란한것, 쾌락적인
것으로 왜곡되고 있는 성에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의해 보려는 의도로
기획됐다.

성리학의 핵심개념인 성즉리사상에서는 본래 성이란 건강하고
자연스러우며 아름다운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성자체를 음의 개념으로만 인식, 본래의 의미를
끊임없이 왜곡해왔던 실정.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우리 미술속에 나타난 성의 건전한 표현양상을
살펴봄으로써 밝고 건강한 성문화의 정착을 모색하고 있다.

출품작은 크게 네가지 주제로 나뉘어 전시된다.

박수근 변종하 오윤 이왈종씨의 작품을 모은 "자연으로서의 성"은
성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들.

이숙자 이두식 김일용씨의 작품들로 구성된 "욕망으로서의 성"은 인체의
성기관, 혹은 성적이미지를 강조한 조형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욕망의
경계지점을 진지하게 탐구했다.

"발언하는 성"은 성 또는 상징성을 드러냄으로써 성과 관련된 일상의
부조리들을 파헤쳤다.

안창홍 이흥덕 한애규 김난영 백남준씨의 작품으로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무의식의 성"은 앞의 세가지 주제가 가시적인 성을 다룬
반면 추상 혹은 비대상성의 성을 다뤘다.

김춘수 황호섭 정동식씨등의 작품으로 이들은 공통적으로 무의식이라는
표현양식을 빌려 성의 무한함을 강조하고 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