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석유생산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회원국은 금년
하반기 석유생산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제100차 각료회담을 5일 빈에서
개막한다.

이번 회담은 특히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후 6년만에 석유수출 재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여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달 유엔과 합의,식량과 약품구매 차원에서 6개월간 약 20억
달러에 해당하는 하루 약 70만배럴을 시장에 수출하게 된다.

그런데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OPEC회원국 대부분이 국별 쿼터량을 위반,
생산 한도(하루2천4백52만배럴)를 현재 1백50만배럴이상 초과생산하고 있어
유가폭락을 막기 위해 OPEC는 "쿼터준수"를 수반한 합의안을 도출해야만 할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OPEC가 회원국별 쿼터를 재조정하지 않고
이라크의 수출물량을 그대로 흡수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생산한도(하루 2천4백52만배럴)를 유지한채 이라크에
임시쿼터(70만B/D)만 부여하고 회원국들이 쿼터준수를 결의하거나 <>현행
생산한도에 이라크쿼터를 추가, 한도를 2천5백만배럴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중 택일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올들어 5월까지 기상이변과 재고부족으로 국제유가가 지난해에 비해
1.5달러이상 높기 때문에 이라크수출물량을 소화해낼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OPEC가 복잡한 과정이 요구되는 국별생산쿼터 조정에 착수할
가능성도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라크가 개막직전까지 자국쿼터를 걸프전이전(3백14만배럴) 수준
으로 늘릴 것을 강력히 요구, 국별 쿼터 조정안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베네수엘라도 쿼터산정을 내수 및 수출량을 포함하는 현행 시장공급량기준
에서 수출량기준으로 변경하자고 제안해 놓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산유국들이 석유수입예산안을 확정해 놓은데다 내수 및 수출물량
산정에는 회원국들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같은 방안들이 채택되기
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OPEC는 지난해 결정을 보류한 가봉의 회원탈퇴건과 관련, 이라크에
대한 추가 쿼터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선 탈퇴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