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한국유치가 서울올림픽이상의 특수를 몰고 오는
한편 관광산업이 "제자리 매김"을 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이어 월드컵대회가 열림으로써
한국관광산업의 획기적인 도약토대가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드컵개최가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외래관광객증대에 따른 단기적인
특수와 준비과정과 대회개최를 통해 얻는 장기적인 관광산업의 기반구축으로
나누어 예상해 볼 수 있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연구원이 공동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월드컵
대회개최로 인해 추가로 입국하는 관광객은 35만5천여명이고 이에 따른
관광수입은 약 7천4백억원(9억3천만달러)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지난 서울올림픽때의 외래관광객 규모인 24만명(관광수입 4천
4백억원)과 비교하면 한일공동개최이긴 하지만 파급효과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는 오는 2002년에 기존의 예상관광객 660만명에다
월드컵관광객 35만명을 더해 약 7백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 세계
10위권의 관광대국에 진입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별로 보면 만성적인 공급부족 상태인 관광호텔업계는 서울올림픽이후
유례없는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개최년도에 필요한 객실수는 10만실정도.

그러나 현재 확보된 객실수는 건축중인 호텔을 포함하여 약 6만실에 불과,
4만여실의 객실을 추가로 지어야 할 실정이다.

이에따라 기존호텔들은 새로운 호텔을 건설할 준비에 나서고 있다.

또 월드컵대회가 지방 7-8개도시에서 분산개최됨에 따라 지방체인망의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호텔현대가 서울에 특급호텔을 계획하고 있고 서울신라호텔도 도곡동복합
단지에 컨벤션시설을 갖춘 호텔을 짓는다.

쉐라톤워커힐호텔도 이번 기회에 부산, 제주등 지방에 체인호텔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초일류호텔건설 구호를 내걸고 있는 관광호텔들은 또 월드컵대회개최를
전세계에 자사호텔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종업원의 서비스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항공업계와 해운업계도 늘어나는 관광객수송등을 위해 국제노선망을 크게
확충할 수 있게 되고 세계유명유람선들도 국내항에 정기취항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들어 외래관광객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계도 월드컵대회
유치가 현상황을 반전시킬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한근 한국관광협회사무처장은 "대회개최 3년전부터 월드컵대회개최와
관련된 각종 단체등이 전세계에서 한국에 답사여행등을 오기 때문에
인바운드가 활성화 될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테마파크, 골프장, 스키장
등 대형 국내레저단지의 신규건설이나 확충사업도 대폭 활성화될 전망이다.

중앙개발(주)의 김명수기획이사는 "정부가 리조트를 개발하는데 대한
각종규제를 풀어주면 에버랜드도 단기간에 디즈니랜드에 버금가는 시설로
만들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는 월드컵특수에 대한 기대못지않게 월드컵대회준비를 통해 관광
산업이 서비스산업의 하나로 제대접을 받는 계기가 된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부도 종래 관광산업을 사치성산업으로 분류, 각종 법률로 규제하고
있는데서 탈피, 곧 "관광.레저산업육성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관광업계는 이번 관광산업육성대책이 지난 서울올림픽때와 같이 한시적인
것이 아니고 근본적인 인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강창효기획관리본부장은 "88올림픽의 효과는 89년에도
이어졌으나 90년이후 관광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국제경쟁력이 약화
됐다"며 "이번 월드컵대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한국이 관광
선진국으로 가는냐, 아니면 관광후진국으로 남느냐"하는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