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자
사의표명의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의 사표제출이 백원구 증권감독원장의 구속과 거의
같은 시점에서 이루어진 점 때문에 김 부위원장도 뇌물수수가 사의표명의
배경이 아니겠느냐하는 추측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게 사실
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김 부위원장의
사의표명은이종화 전독점국장과 정재호 전 정책국장 등 두 핵심국장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구속된 데 대한 도의적 책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전국장의 구속에 이어 정 전국장까지 구속되자 지난
4월 이에대한 책임을 지고 김인호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정 전국장들의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부위원장이
책임을 지고물러날 경우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가 있고 더욱이
당시에는 이 전국장이 혐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상태여서 사의
표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30일 이.정 전국장들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결국 실형이
구형되면서 재판절차가 마무리되자 다음날인 31일 김 부위원장이 다시
김위원장에게 물러날 뜻을 전달했다.

보스기질이 누구보다 강한 김 부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이 공정위의 각
실국 업무를 통괄하는 자리인 사무처장 재임중 이같은 뇌물수수가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두핵심국장이 구속되는 사태로 발전되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내비쳤다는 것이다.

이같은 공정거래위원회 측의 주장과는 관계없이 증권가 일각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최근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H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검찰에 포착됐다는설이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 박호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