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경기악와의 여파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반도체 제조장치업계에
주문 연기및 취소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급과잉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세계반도체제조장치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 업체에는 납기를 미루거나
계약을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반도체 경기 활황을 예상, 대대적인 설비증산에 나섰던 미국 등
각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자 반도체 투자계획을
축소한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제조장치 업체들은하반기부터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본격화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스테퍼(반도체 기판에 회로를 새기는 장치)업체인 니콘에는
지난 4월이후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납기연기 통보가 잇달아 날아들고 있다.

니콘측은 "최근들어 주문을 반년정도 연기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이달 들어서만도 한 미국 반도체업체가 스테퍼 납입기한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스테퍼 업체인 캐논과 절단장치 업체인 디스코는 최근 해외 반도체업체
로부터 주문 자체를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CVD(화학적 증착기)업체인 국제전기도 일본 반도체 업체로부터 납품연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일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당초 메모리
반도체용으로 설계했던 생산라인을 마이크로프로세서등 비메모리용으로
변경, 반도체 제조장치주문 품목을 변경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한편 일본 히타치는 지난 24일 16메가D램 증산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으며 NEC, 도시바등도 더이상 16메가D램 생산라인을 늘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는등 반도체 업체들이 잇달아 생산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