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항공기엔진 제조업체들이 그들의 미래를 중국에 걸기 시작했다.

땅덩어리가 큰 중국이 항공수요가 그 어느곳보다 많으리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간 400억달러이상의 항공기 수주가 예상되는 중국에 최근 각국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현지합작 투자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영국의 대표적 항공기엔진 메이커인 롤스로이스는 중국항공산업(AVIC)과
공동으로 3천만달러를 투자, 시안지방에 자사 엔진제품을 생산할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이에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미최대 항공기엔진 생산업체인 프랫 앤드 위트니
(P&W)사도 중국 성도발동기공사와 내년부터 엔진부품을 현지생산키로 합의
했다.

중국시장에 침을 흘리기는 맥도널 더글러스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4월초 상해항공공업집단공사와 합작계약을 맺고 2000년까지
20대의 MD90기를 조립생산키로 했다.

이들외에 보잉사도 일찍이 중국에 발을 디뎌놓고 가까운 시기에 생산에
돌입하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

중국측은 이들 외국항공사들의 투자러시를 반기는 입장.

롤스로이스와의 제휴를 맺은 AVIC의 쥬 율리사장은 "중국은 조만간 세계
수준의 항공기를 엔진을 자체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외국업체들과의 합작사를 설립함으로써 현지 고용을 증대시키고
엔진수출을 통해 경상수지에도 적쟎은 도움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입장에서는 외국기업들의 자본과 기술을 빌려 단기간에 항공선진국으로
발돋음할 수 있는 계기이다.

당초 중국의 합작사업 파트너에는 한국기업도 끼어 있었다.

94년 한국과 중국정부는 100인승중형기 공동개발사업을 벌인다고 발표했다.

98년까지 시제품을 내놓고 2000년부터는 양산체제에 들어간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아직 한.중양국은 계약도 제대로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세부사항 조율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나름대로 중국시장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엽적인 문제에 묶여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외국대형업체들은
잰걸음으로 시장을 누비고 있다.

우리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고 중국진출을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