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유럽과 북미경제권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권의 중추(HUB)공항 자리를 차지할수 있을까.

아.태지역의 향후 10년간 항공수요증가율은 연평균 9.5%로 세계평균치인
6%를 훨씬 웃돌고 국제선 항공점유율도 지난 93년 35.3%에서 2010년엔
50.5%가 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만큼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홍콩 싱가포르 대만 중국등 아시아 각국
마다 공항개발및 시설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등 HUB공항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항공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고 쾌적한
공항으로 꼽으면서도 HUB가 되기에는 지리적인 면에서 치우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큰 수요발생지역인 일본 나리타공항은 극심한 공항
혼잡과 과다한 비용으로 세계각국 항공사들이 HUB기능을 다른 공항으로
이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초대형 초음속여객기가 속속 개발돼 상용화되면 나라마다 공항시설
개조의 몸살을 앓게될 것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인천국제공항이
단연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평균수심 18m의 바다를 메꿔만든 일본 간사이공항과 평균수심 10m인
홍콩의 첵렙콕 신공항은 비용면에서 난관에 부닥칠 것이란 지적이다.

간사이나 쳅렉콕이 소음문제를 안고있는 것도 변수다.

특히 쳅렉콕은 중국반환이후 장래의 불투명성이 상존하고 있고 중국과
대만은 신공항에 대한 투자여건이 미비한 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런 점에서 어려움이 없다는게 장점이다.

인천국제공항의 강력한 맞수인 간사이의 경우 이용에 따른 비용측면을
비교하면 취약점이 있다.

간사이의 공항시설이용료는 세계각국 공항중 가장 비싼 축에 든다.

현행 항공기착륙료가 보잉 747기 기준으로 약 6백만원으로 김포공항의
1백80만원에 비해 3.5배정도나 비싸다.

여객이용료도 1만9천원선으로 김포공항의 경우보다 2배이상 비싸다.

이처럼 지리적 여건등 외부조건만으로 보면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의
HUB공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항공정책및
산업정책과 경쟁력제고를 위한 공항운영당국의 적극적인 마케팅활동등이
없다면 단순한 "게이트웨이"로서의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하게 될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삼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