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그룹이 H생보사를 산다더라"

현대 LG 대우그룹을 제외한 대기업의 생보업 진출이 허용되자 보험업계에
생보사 인수를 둘러싼 M&A(기업인수합병)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금융계엔 현재 한진 쌍용 기아 한화 롯데 한보 효성그룹등이 신설 생보사를
사기 위해 해당 회사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몇몇 대기업은 모 생보사와 구체적인 매각대금을 흥정하고 있으며
조만간 인수계약을 맺는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생보사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의욕을 보이는 데는 한진 한화 한보
효성그룹.

이들 그룹은 공교롭게도 영업첫글자 H로 시작돼 생보업계엔 H그룹이
H생명을 산다는 "H-H 도킹"이란 말이 생겨났다.

한진그룹은 그룹내에 손보사인 동양화재와 한불종합금융 한진투자증권등을
갖고 있어 생보사를 인수, 종합금융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한진은 현재 T생명과 인수협상을 벌였으나 T생명이 1주당 10만원을
제시하는 바람에 흥정이 깨졌다는 루머가 돌았다.

한진그룹은 다시 K생명 인수에 나서 물밑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화재를 거느린 쌍용그룹도 지방의 H생명의 지분확보에 나섰다는
얘기가 생보업계에 파다하다.

기아그룹은 대일생명(마산)에 자사의 종업원 퇴직적립보험을 들어주는 등
이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일생명은 지난해 두원중공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었다.

생보사 관계자들은 "기아그룹과 대일생명의 자금흐름을 보면 두 회사간의
밀착정도가 상당히 가까운 사이임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역시 생보사 인수에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현재 T생명과 흥정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설이 돌고 있다.

롯데그룹도 그룹확창 차원에서 생보업 진출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D생명
관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그룹과 효성그룹도 지방의 H생보사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계속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 생보사의 오너측이 너무 비싼 프레미엄 가격을 부르는
바람에 인수작업이 순조롭지만은 않다는 관측이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