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 금융기관경영에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금리시대의 도래로 부동산관련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부동산경기는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금융전문회사(주전)등 일본금융기관들이 겪고 있는
부동산관련 어려움이 국내 금융기관에도 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동산관련 경영어려움은 특히 은행보다 제2금융기관에서 먼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능성은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부동산경기부진이 금융기관경영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한은이 들고 있는 첫번째 근거는 건설업체와 주택자금등 부동산관련
대출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

지난해말 현재 은행(신탁계정포함) 투금사 종금사 생보사등 전체금융기관의
부동산관련 대출잔액은 53조원으로 총대출액(3백15조원)의 16.8%에 달하고
있다.

부동산대출비중은 <>92년 14.8% <>93년 15.8% <>94년 16.4%등으로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제2금융기관은 23.5%에 달한다.

이는 일반은행의 15.3%보다 월등히 높은 것임은 물론 일본금융기관
(28.6%)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은은 특히 제2금융기관의 담보대출비율이 낮아 건설업체부도가 발생할
경우 부실채권 증가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경기가 장기침체기미를 보이고 있고 건설업체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부도를 낸 건설업체는 1천7백51개로 94년(1천2백1개)보다 45.8%나
증가했다.

이는 전체 부도업체수의 12.5%에 달하는 것이다.

부동산경기도 급속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든 형편이다.

한은은 그러나 <>일본의 지가가 지난해 현재 점정대비 49%로 떨어진데
비해 국내지가는 89%수준으로 하락하는데 그치고 있는데다 <>국내금융기관은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이 금지돼 있으며 <>부실채권비율이 1%수준으로 아직
낮다는 점을 들어 부동산경기 부진이 일본에서처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수 있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