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호 <인제대 의대 내과교수>

당뇨병의 치료는 목표가 합병증의 예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이라면 치료할 필요가 없고 환자들에게 그 어려운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당뇨병이 무섭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체보다 합병증이 무서운 것이다.

당뇨병의 합병증은 급성 합병증으로 당뇨성 케톤 산증, 비케톤성
고삼투성 당뇨 혼수, 저혈당 젖산증 등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에 생기는 것이고
치사율은 높지만 치료를 적절히 하게 되면 감쪽같이 나을수 있다.

그러나 요즈음은 급성 합병증보다는 만성 합병증이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인슐린이 발견되기 이전엔 급성 합병증이 많이 생겼고 또 이러한
합병증으로 많은 당뇨 환자들이 사망했지만 지금은 인슐린이란 좋은
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급성 합병증은 그다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성 합병증은 신경 신장 망막 등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3대
합병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론 당뇨병이란 대사성 질환이기 때문에 혈관의
병변을 초래하여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당뇨성 망막증이 진행되면 실명할수 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백내장이나 다른 안과 병변을 잘 일으키기도
한다.

신장은 결국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고 인공 투석을 하거나 신장
이식을 하여야 한다.

신경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70~8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합병증인데 주로 발이 저리다든가 얼얼하다, 뜨끔거린다, 불에 덴
것같다든가 하는 증상을 호소하는등 상당히 다양하다.

대부분 낮보다 밤에 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무감각증인데 통증에 대한 감각이 사라지므로
상처를 받기 쉽고 또 상처가 깊어지기 쉬우며 잘 낫지 않는다.

무감각증이 점점 진행되면 발을 절단하여야 하는 사태까지 생기게
된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다든가 맨발로 다니다 유리에 베인다든가
혹은 못에 찔린다든가 할때 상당수의 당뇨 환자들은 발을 절단하여야
하는 긴급한 사태까지 발전하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당뇨병으로 인한 어떤 합병증이든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은
없다.

어느 합병증이 더 낫고 덜한 것도 없다.

어떤 합병증이든 병발하면 고통스러운데 대개의 환자들이 자기는
예외일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평소에 철저한 혈당 관리와 발간호, 규칙적인 병원 방문이
중요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여러 합병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