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예술적 완성도와 시장가치면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판화 작품도
유화나 조각, 한국화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

하지만 판화시장에서의 이야기는 달라진다.

소품 1점에 1,0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작품도 있고 작고한 몇몇
작가들의 작품은 시장에서 거래를 하고 싶어도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

판화 나름의 멋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따라서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불과 10여년전만해도 유광렬 장욱진 정규 박수근 화백의 판화정도가
거래되던 것이 90년대를 기점으로 소장 작가들의 판화도 인기를 끌고있다.

현재 화랑가에서 거래되는 한국의 판화 작가는 1,0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크고 작은 공방이 20여개정도로 늘어났는데 판화시장이 제대로
형성된것이 5년 남짓하고보면 이는 그만큼 짧은 시간안에 판화시장이
형성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의 현대 판화중 가장 귀하게 여겨지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작고한 작가들의 작품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작품에 따라 가격은 차이를 보이는데 유광렬 정규 화백이 300만원부터
시작해 1,0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박수근 장욱진 화백의 판화가 각각
500만원과 400만원안팍에서, 민중작가였던 오윤화백이 300만원이상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응로화백이 300만원내외, 최영림화백이 200만원안팍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정도 수준이 한국 판화시장에서 최고가를 이루는 그룹이라고 보면
생존 작가들중 이대원 김창렬 최종태 이종상 이우환씨정도가 1점당
100만원이상에 거래되는 고액의 작가들이다.

물론 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판화가가 아니더라도 판화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누구의 작품이 우열한가를 따지기보다 판화로 제작된 작품자체의
가치로 판화가격이 결정되고 있는것이다.

물론 전문 판화가들의 작품도 고가를 이루고 있다.

재미작가인 황규백씨가 200만원안팍에 거래되고 송번수 김봉태씨가
50만원이상의 가격이다.

이외 윤명로 오수환씨가 50만원이상에 거래되며 소장 작가인 이철수씨가
30만원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유광렬씨의 실크스크린들은 1,000만원이사을 호가하고 오윤씨의 작품중
수작은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할 정도다.

판화대중화를 통해 전반적으로 판화가격이 낮아지면서도 또 한편으로
일부 작품들이 고액을 형성한것은 판화시장이 정착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싸면 20만원에서 비싸도 150만원 정도에 살수있는 판화는 시장이
확대될수록 가격이 오를수 있음을 느끼게한다.

특히 젊은층의 판화에 대한 선호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판화시장이 계속
상승세를 타게해줄 잠재력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유광렬 오윤 이응로 화백같이 작가가 생전에 판을 제작했지만
찍어내지 못했을 경우 제자들이나 친족들이 사후 제작할수 경우가 있다.

이때 사후 제작품과 생존시 제작품의 가격은 별개의 것으로 보면된다.

<가나미술문화연구소>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