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전부지에 민간업자가 아파트건설을 추진중인 가운데 자치구가
이 부지를 공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강동구 (구청장 김충환)는 15일 천호동 360일대 8천여평의
파이롯트 공장 이전부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는 이를위해 서울시에 7백50억원에 달하는 토지매입비와 공원조성비
가운데 일정부분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구는 강동구 지역에 소규모 어린이공원을 제외하고는 녹지대가
거의 없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시설 조성이 시급하기 때문에
이같은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초 삼성건설은 이지역에 8백70가구의 아파트건설을 위한
사전결정신청을 구에 제출한데다 현행법상 공장이적지에 아파트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가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공장주와 건설업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현재 이 지역은 구 도시기본계획상에 공원으로 지정돼 있으나 아직
도시계획 시설결정은 이뤄져 있지 않은 상태여서 구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아파트건설을 제한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또 구가 서울시에 재정지원을 요청했지만 현행 도시공원조례에는
3만평 이하의 공원은 구청장이 조성토록 규정하고 있어 시도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는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는 공장이적지에 아파트만 건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아파트건설을 허용토록 조례를
개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강동구의 계획이 추진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