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이날 열린 회장단회의후 신대기업정책에 대해 "원론 찬성,
각론 보완요구"라는 재계 입장을 발표하면서 문안의 자구 하나하나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들이 신대기업정책의 각론 부문에 대해 완곡하게나마
손질을 요구한 점에 주목해달라"고 지적.

이는 겉으론 정부정책에 호응할 수 밖에 없지만 "속내"는 상당히 걱정스런
입장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신중한 입장은 발표 내용이 자칫 정부에 반대하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실리를 못챙기고 평지풍파를 일으킬 수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

회의에 참석한 전경련 관계자는 "문민정부들어 일부 총수들이 "설화사건"
으로 곤욕을 치른데다 비자금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재계가
뭐라 드러내놓고 말할 입장이 못된다"고 강조.

<>.회장단회의는 논의내용의 민감성을 반영하듯 여느 때와 달리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속에 진행돼 눈길.

총수들은 그동안 회의 시작에 앞서 가벼운 인삿말을 주고 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농담을 삼가고
카메라기자에게 포즈를 취할 때도 말을 상당히 아끼는 모습.

전경련 실무자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회의장을 꽉메운 기자들에게
"빨리 나가달라"고 독촉하기도.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 총수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회의 분위기가 전반적
으로 무거웠다"고 전언.

< 이의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