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용 음악CD(컴팩트디스크)와 컴퓨터용 CD롬타이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있다.

모양과 크기는 같지만 정보를 담는 방식이 달라 재생장치가 다른
이 2개 정보매체를 한데 합친 이른바 혼합형CD의 개발이 활발하다.

건잠머리컴퓨터 아이투 솔빛조선미디어등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오디오기기인 CD플레이어와 컴퓨터 주변기기인 CD롬드라이브 양쪽에서
모두 재생가능한 혼합형CD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혼합형CD는 오디오기기와 PC 양쪽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외에도
게임용CD롬타이틀을 혼합형CD로 만들 경우 게임을 즐기면서 음악CD
음질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지금의 CD롬타이틀에도 사운드정보가 들어 있지만 음악CD와는 다른
방식으로 저장돼 있어 음질에 한계가 있다.

특히 CD롬드라이브에서 음악CD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윈도95의
등장은 PC 사용자들에게 음악CD에 대한 수요를 일으켜 혼합형CD의
개발을 촉진하고있다.

혼합형CD는 최근 일부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CD롬타이틀의 불법복제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음악정보는 오디오포맷으로, CD롬타이틀의 정보는 데이터포맷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복사를 할때에도 두번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것이다.

국내에서 혼합형CD 개발의 선두주자는 건잠머리컴퓨터.

이 회사는 지난해말 국내처음으로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의
음악앨범을 혼합형CD로 만든"김광석 그레이티스트 히트"를 내놓았다.

건잠머리컴퓨터는 현재 태교음악 팝송 모델가이드 댄스뮤직등 20여종의
혼합형 CD를 개발중으로 5월중 이들 제품을 시판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또 가수 권인하씨및 조관우씨와도 음악앨범을 혼합형CD로
만들기 위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아이투는 오는 7월에 개봉될 영화 "귀천도"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개발중인 게임용 CD롬타이틀을 혼합형 CD로 내놓기로 했다.

회사측은 8월께 이혼합형CD를 시판할 계획이다.

솔빛조선미디어도 최근 인기그룹 넥스트의 음악앨범과 게임용 CD롬
타이틀을 한데 모은 혼합형CD "세계의 문"을 개발, 시판에 들어갔다.

혼합형CD 사업에는 소프트웨어업체외에 음반회사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킹레코드와 서울음반등이 건잠머리컴퓨터의 혼합형CD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혼합형CD바람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등 대형컴퓨터업계를 비롯 세계음반산업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6대 메이저인 폴리그램(필립스계열사) 소니뮤직 워너뮤직
EMI BMG MCA등은 기존 음악CD를 혼합형CD로 바꾸는데 앞다퉈 나서고 있다.

소니의 경우 이미 마이클잭슨의 "히스토리" 머라이어캐리의 "크리스마스
앨범" 등을 혼합형CD로 제작, 발매중이다.

전세계 음반산업에 영향력이 강한 미국레코드공업협회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필립스 3사가 작년에 합의한 새로운 혼합형CD의 기술규격인
CD플러스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 하겠다고 밝혀 혼합형CD의 전망은
매우 밝다.

국내 혼합형CD시장은 CD롬타이틀 시장보다는 음반시장을 대체하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음반시장 규모가 1천억원(95년말기준)으로 CD롬타이틀시장(6백억원)
보다 훨씬 커 개발업계가 음악CD 대체에 시장성을 더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CD롬타이틀업계에서 음악에 대한 판권을 확보할 만큼
자금여력이 있는 업체가 적고 음악CD와 CD롬타이틀의 유통체계가 달라
독자적으로 혼합형CD사업에 나서기 보다는 음반회사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