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저 민음사간 1만8,000원)

국문학연구가 현대문학쪽에 치우진 요즈음 한국의 근대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저자(서울대 국문과교수)가 근대문학에 관한 논문을 엮어 만든책.

근대라는 개념자체가 모호한만큼 근대문학에 대한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저자는 주로 문학사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책은 이 주제를 이념이나 이데올로기 측면이 아닌 사실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비평서라기보다 학술서에 가깝다.

저자는 우리 근대시가 외래의 영향으로 형성되었다는 기존의 학계주장에
대해 우리 전통시가의 발전적인 전개속에서 그 기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후기 사설시조 계열의 잡가로부터 산문시형이,민요계열의 잡가로부터
자유시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는 그는 우리 근대문학의 자생성을 역설한다.

"모더니즘"에 대해서도 저자는 그 자체를 목적론적 가치부여적으로
파악해 총체적인 시야를 놓치기보다 과도기적 방법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