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연구가 현대문학쪽에 치우진 요즈음 한국의 근대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저자(서울대 국문과교수)가 근대문학에 관한 논문을 엮어 만든책.
근대라는 개념자체가 모호한만큼 근대문학에 대한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저자는 주로 문학사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책은 이 주제를 이념이나 이데올로기 측면이 아닌 사실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비평서라기보다 학술서에 가깝다.
저자는 우리 근대시가 외래의 영향으로 형성되었다는 기존의 학계주장에
대해 우리 전통시가의 발전적인 전개속에서 그 기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후기 사설시조 계열의 잡가로부터 산문시형이,민요계열의 잡가로부터
자유시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는 그는 우리 근대문학의 자생성을 역설한다.
"모더니즘"에 대해서도 저자는 그 자체를 목적론적 가치부여적으로
파악해 총체적인 시야를 놓치기보다 과도기적 방법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