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은 크게 증가했으나 제조업의 수출채산성은 오히려 악
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발표한 "채산성으로 본 제조업의 수출경쟁력"이란
보고서에서 국내제조업의 수출채산성(수출이익/총수출액)은 94년 -0.31,
95년 -3.48(90년 기준비교)로 지난해 3.17%포인트나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내제조업의 수출채산성은 원화의 절상에 가장 영향을 받았으며
중간재가격 상승도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기업의 금융및 노동비용은 채산성 악화에 거의 영향을 주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채산성(전년대비)이 악화된 업종은 가죽.가방.신발(-11.75
%포인트) 통신장비(-7.93%포인트) 섬유(-7.26%포인트) 기계(-2.50%포인트)
의류(-5.11%포인트) 가전(-4.10%포인트) 자동차(-2.40%포인트)등이었으며
철강(6.14%포인트) 비철금속(3.91%포인트) 화학(3.20%포인트)등의 업종은
채산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산업의 채산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수입의존도가 17.3%로 제조업
전체의 수입의존도 24.7%에 비해 크게 낮아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인한 채
산성 악화효과가 적었으며 수출증가율이 빠른 상승세를 탄 때문으로 분석
됐다.

자동차산업의 수출채산성은 90년대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엔 원화절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었다.

기계산업은 수출가격의 하락으로 지난 85년부터 95년 사이에 수출채산성이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91년에서 95년까지 수출가격의 하락만으로 13.7%포인트의 채산성 악화가
발생했다.

수출가격 하락의 주요인은 사무.계산.회계용기계의 가격하락이었다.

한편 섬유 의류 신발산업등 경공업의 채산성은 임금의 상승으로 80년말
이후 계속 하락추세에 있으며 노동비용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효과는
2~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경기양극화현상이 수출채산성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학공업에 비해 경공업의 수출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지난해 중
화학공업과 경공업의 채산성 격차는 90년에 비해 11%포인트이상 벌어졌다.

경공업의 채산성 악화요인은 노동및 금융비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데다 중화학공업에 비해 수입의존도가 낮아 원화절상에 따른 수입중간재가
격의 하락으로 인한 이점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지난해 채산성이 악화된 반면 대만은 수출채산성이 개선된 것으
로 나타났다.

대만은 한국과 같이 환율이 채산성에 큰 영향을 받지만 수출가격의 상승
폭이 중간재가격의 상승폭을 상회,채산성이 다소 개선되었다.

일본은 91년이후 엔화강세로 채산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음에도 수출증
가율은 비교적 안정적인데 이는 높은 품질경쟁력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국의 채산성은 대만과 비슷하게 움직이나 일본과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만과 한국이 엔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국내경제의 국제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지적돼온 노동비용이나 금융
비용이 채산성에 미치는 효과는 3국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