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이사람] 지오봉 <삼성항공 사천공장 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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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항공 사천공장의 지오봉기장(44)은 요즘 북한관련 뉴스에 접할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곤 한다.
역시 국력은 군사력이 뒷받침돼야한다는 것을 실감하게되면서 어느새
주먹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는 것.
이런 긴장감은 안보 산업의 최전선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특유의 직업
의식때문에 생겨난 것이기도 하다.
지기장이 맡고 있는 업무는 최신예 전투기인 F-16기 조립라인의
최종 점검.
그가 OK사인을 내려야만 F-16기는 격납고문을 나서 햇빛을 보게되된다.
말하자면 완성된 F-16기에 검사필 도장을 찍어주는 사람이다.
만약 자그마한 결함이라도 발견되면 해당 작업자에겐 불호령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영공을 수호하는 전투기를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티끌만한 흠집도 용납될 수 없다.
그런 일이 좀처럼 있진 않지만 커다란 하자가 생긴다해도 지기장의
최종 점검팀이 완벽한 책임 정비를 해낸다.
그래서인지 지기장을 믿으며 마음놓고 작업한다는 "고백"도 자주
들린다.
"엔진소리가 이상한데 지박사한테 물어보자" "동력장치 레버가 뻑뻑한
것은 지박사라야 제대로 손볼 수 있잖아"라는 식이다.
공장안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지박사"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25년 8개월동안 항공기 정비만을 맡아온 지기장이다.
무관의 박사라할만하다.
한국에서 항공정비사와 공장정비사 헬리콥터정비사등 3개 자격증을
지닌 몇 안되는 정비 베테랑에게 당연히 따라붙는 호칭인 셈.
지기장 본인은 "지박사"보다 F-16기 생산기장이라는 호칭을 더욱
좋아한다.
"국산 전투기인 F-16은 한국 항공산업의 자존심입니다.
고교졸업후 바로 공군에 들어가 제공호 팬텀기등 숱한 전투기를
정비했지만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어서 애착이 덜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는 3년전부터 F-16기 생산을 맡으면서 정비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접했다고 털어놓는다.
"한국산 F-16기는 세계가 알아주는 최신예기입니다.
최첨단 레이더와 전자계측장비를 장착한 명품이지요.
그때문에 정비기술을 개발하는 꾸준한 학습과 노력없이는 만져보기도
두려울 정도에요"
틈틈이 자료실에 들러 "애비에이션 위크"와 같은 항공기술전문지를
탐독하는 것도 F-16에 대한 "경의 표시"라고 말한다.
연구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사실을 나날이 느끼고 있는 그다.
최종 점검작업기간만 보통 열흘정도.
품질관리팀이나 각 공정 기술책임자들과 함께 이중 삼중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지기장은 공군에서 10년을 복무하고 지난 80년 상사로 제대한뒤 곧바로
삼성항공에 입사했다.
삼성항공에서는 하청생산단계에서부터 지금의 면허생산을 통한 최종조립
단계까지의 변천사를 몸소 체험했다.
F-16기가 나오기까지 땀흘리고 공들인 기억들을 결코 지워버릴수가
없다는 "지박사".
26년만에 따낸 그의 박사학위에도 이젠 녹이 끼이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F-16기의 완전무결한 생산에 대한 그의 집념은 사그러들줄
모른다.
"최근 F-16의 납기를 2~3개월씩 단축하는 개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작업자들이 공장안에 걸린 태극기를 봐가면서 헌신적으로 일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적의 F-16기를 하늘에 띄우는데 신명을 다바칠 것입니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곤 한다.
역시 국력은 군사력이 뒷받침돼야한다는 것을 실감하게되면서 어느새
주먹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는 것.
이런 긴장감은 안보 산업의 최전선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특유의 직업
의식때문에 생겨난 것이기도 하다.
지기장이 맡고 있는 업무는 최신예 전투기인 F-16기 조립라인의
최종 점검.
그가 OK사인을 내려야만 F-16기는 격납고문을 나서 햇빛을 보게되된다.
말하자면 완성된 F-16기에 검사필 도장을 찍어주는 사람이다.
만약 자그마한 결함이라도 발견되면 해당 작업자에겐 불호령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영공을 수호하는 전투기를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티끌만한 흠집도 용납될 수 없다.
그런 일이 좀처럼 있진 않지만 커다란 하자가 생긴다해도 지기장의
최종 점검팀이 완벽한 책임 정비를 해낸다.
그래서인지 지기장을 믿으며 마음놓고 작업한다는 "고백"도 자주
들린다.
"엔진소리가 이상한데 지박사한테 물어보자" "동력장치 레버가 뻑뻑한
것은 지박사라야 제대로 손볼 수 있잖아"라는 식이다.
공장안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지박사"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25년 8개월동안 항공기 정비만을 맡아온 지기장이다.
무관의 박사라할만하다.
한국에서 항공정비사와 공장정비사 헬리콥터정비사등 3개 자격증을
지닌 몇 안되는 정비 베테랑에게 당연히 따라붙는 호칭인 셈.
지기장 본인은 "지박사"보다 F-16기 생산기장이라는 호칭을 더욱
좋아한다.
"국산 전투기인 F-16은 한국 항공산업의 자존심입니다.
고교졸업후 바로 공군에 들어가 제공호 팬텀기등 숱한 전투기를
정비했지만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어서 애착이 덜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는 3년전부터 F-16기 생산을 맡으면서 정비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접했다고 털어놓는다.
"한국산 F-16기는 세계가 알아주는 최신예기입니다.
최첨단 레이더와 전자계측장비를 장착한 명품이지요.
그때문에 정비기술을 개발하는 꾸준한 학습과 노력없이는 만져보기도
두려울 정도에요"
틈틈이 자료실에 들러 "애비에이션 위크"와 같은 항공기술전문지를
탐독하는 것도 F-16에 대한 "경의 표시"라고 말한다.
연구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사실을 나날이 느끼고 있는 그다.
최종 점검작업기간만 보통 열흘정도.
품질관리팀이나 각 공정 기술책임자들과 함께 이중 삼중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지기장은 공군에서 10년을 복무하고 지난 80년 상사로 제대한뒤 곧바로
삼성항공에 입사했다.
삼성항공에서는 하청생산단계에서부터 지금의 면허생산을 통한 최종조립
단계까지의 변천사를 몸소 체험했다.
F-16기가 나오기까지 땀흘리고 공들인 기억들을 결코 지워버릴수가
없다는 "지박사".
26년만에 따낸 그의 박사학위에도 이젠 녹이 끼이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F-16기의 완전무결한 생산에 대한 그의 집념은 사그러들줄
모른다.
"최근 F-16의 납기를 2~3개월씩 단축하는 개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작업자들이 공장안에 걸린 태극기를 봐가면서 헌신적으로 일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적의 F-16기를 하늘에 띄우는데 신명을 다바칠 것입니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