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없이 신용대출 가능", "연락만 주세요 즉시 대출",
"보험가입 안해도 대출가"

요즘 직장마다 보험사의 대출안내문이 팩스에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보험사 대출세일 전쟁이다.

금리는 0.5-1%포인트 깍았다.

신용만 좋으면 대출한도는 없다.

40만명이란 일선 보험모집 조직엔 대출 총동원령이 떨어졌다.

높은 대출수당을 보장해주면서.

그러나 실적은 기대이하다.

A중소기업 K대리.

"보험사 팩스를 보고 막상 3천만원 신용대출을 받으려고 했더니
적격요건이 안된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대형 생보사의 자산운용 담당자의 말.

"유가증권 부동산 대출등 자산운용의3대 축중에서 남는 장사는 대출뿐인데
어디 우량 기업이나 개인이 어디 금리가 싼 은행을 이용하지 보험사를
찾겠습니까"

자산운용이 신통치 않자 몇몇 신설 생보사들은 아예 본사조직을 대량
일선에 내보내는 등 "경비절감"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금리하락추이를 한치 앞도 점칠 수 없는 "안개금리" 상황에선 보험
투.종금 신용금고등 제2금융권의 운신폭은 좁을 수 밖에 없다.

은행권에 비해 대출상품이 단순하고 돈 운용할 때가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2금융권은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굳이 전략이란 표현을 쓰자면 <>틈새시장공략전법 <>사채시장 침투전법
<>짧게 받고 길게 주기 <>신규투자기법 발굴등이다.

서울의 W금고.

은행 보험등 큰 금융기관들이 취급하지 않는 골동품 귀금속전세권등의
담보로 대출을 곧 취급할 예정이다.

또 D금고는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를 깍아주기 위해 문방구에서 파는
어음용지를 이용한 융통어음 할인방식까지 쓰고 있다.

금고들은 사채업자가 재할인용으로 가져온 어음에 배서한 사업자를 직접
섭외하는 사채시장 파고들기도 한다.

단기금융기관인 투.종금사들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가운데 "금리기간차"
전략을 쓰고 있다.

금리인하에 맞춰 짧게 꾸어서 길게 빌려주고 있는 것이다.

연9%대인 하루짜리 콜자금으로 단기차입, 연 10%선인 기업어음(CP)등에
3개월이상으로 굴리고 있다.

투.종금사의 대출담당 직원들이 외판사원으로 돌변, 우량거래처 발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건 요즘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제2금융권은 보수적인 자금운용에서 탈피, 최근 신규투자기법 찾기나
국제금융전문가 양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업계 최초로 은행권의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대한생명은 "21세기 금융전문인 양성과정"을 25일연다.

융자 재무 증권등 자산운용분야에 관심있는 직원들중에서 5명을 공개선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선진금융기법을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제2금융권의 뉴파이낸스 전략은 "닥치는 대로 하자"로 요약될 수 있다.

<정구학.안상욱.박준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