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테크노 김원석대표(57)가 추구하는 세계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주어진 공간에 잘 부합되는 조형을 창출해내는
작업입니다.
보다 안락한 생활을 구현하기 위해 하나의 건물에 새로운 기능적 질서를
불어넣는 것이지요"
김대표는 인테리어디자인에 대한 이같은 기본인식을 바탕으로 각 공간의
고유기능을 철저히 분석한 다음 경제여건에 맞는 조형요소를 개발한다고.
최근 그의 화두는 전통공간의 현대화 작업.
국적없는 서양식 인테리어디자인에 대한 무분별한 모방이 심한 국내
현실에서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우리식 디자인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이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본관 실내건축으로 첫선을 보인 후 헌법재판소 재판정과
중앙선거관리위 사무실 디자인을 통해 나름대로의 성과를 인정받았습니다.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 앞으로도 전통양식을
새롭게 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93년 헌법재판소 대.소 심판정을 설계한 김대표는 목재기둥과 서까래로
벽면을 분할하는 방식을 통해 한국적 분위기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전통양식에서 본뜬 "정"자 모양의 천장에 간접조명을 채택, 창호지로
스며든 빛이 만들어내는 한옥실내의 은은한 분위기가 그대로 연출되도록
했다.
그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쾌적하고 효율적인 인테리어의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면서 개인생활 공간에 전통양식을 반영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옛것을 그대로 복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전통미에 현대적
기능을 가미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64년 홍익대 건축과를 졸업한 김대표는 김수근건축연구소와 한국종합기술
개발공사를 거쳐 72년 환경디자인연구소를 개설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모든 분야가 전문화.다양화되면서 건축도 70년대부터 전문화.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분위기와 함께 매크로(macro)한 건축보다 마이크로
(micro), 또는 디테일(detail)한 인테리어 디자인이 취향에 맞는 것같아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76년 환경디자인연구소를 (주)테크노로 바꿔 등록한 그는 전남 지사공관및
영빈관, 청남대 영빈관, 독립기념관 메인홀및 전시장, 한국미술관의
실내디자인을 맡았고 롯데잠실점 리뉴얼도 담당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