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신길동 반월공단내에 위치한 삼도기전.

지난77년 대구에서 창업, 88년에 반월공단으로 이전해온 이 회사는
이제 국내 2대 자동차메이커에 램프류 대부분을 납품할 정도로 탄탄하게
성장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노사간에 형성된 협력분위기를 밑거름으로 제2의도약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이회사는 지난해 5월24일 5백여명의 종업원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노사 난관극복 결의대회를 가졌다.

착실한 성장에도 불구,모회사의 경영불안으로 종업원들의 동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노사간 협조관계도 썩 원만하다고는 할수 없는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초 회사경영이 어려워지고 납품이 지연되는 현실을
목격하게 되면서 부터 결정적으로 노사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근로자들
사이에 확산됐다.

이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공동결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노사간의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난관극복 결의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노사화합을 다짐한후 10개월간 삼도기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종업원들의 불안이 씻겨지고 안정된 경영이 가능해 졌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모였다.

회사의 장래와 자신의 진로에 대해 희망을 갖게 되면서 일손에 신바람이
나기 시작했다.

근무시간이 철저히 지켜지고 버려지는 쓸만한 자재를 스스로 챙겼다.

자연히 생산성과 불량률이 떨어지면서 수익구조가 개선돼 나갔다.

회사경영을 일단 반석위에 올려놓고 보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요구사항을 자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노조측은 지난해 연말성과급 지급요구를 철회했다.

연초의 목표달성을 못하더라도 성과급의 지급을 요구하고 그가운데 일부를
지급 받는것이 관행이었지만 좀더 떳떳이 요구하겠다는 것이 노조의
생각이었다.

노사간 대화통로도 넓어지고 신뢰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나갔다.

이경모 안산공장노조지부장은 "예전에는 경영측이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잘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회사에서 제시하는 사항을 인정하고
잘 따라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노사간 신뢰무드는 생산현장 곳곳에서 여러가지 결실로 이어졌다.

우선 지난해말 영국의 로이드사로부터 ISO인증을 획득했다.

생산체계가 제대로 잡혀나가면서 현장내부의 각 공정에 질서가 잡히기
시작했다.

또 생산공정상 문제로 지적되던 사출분야와 하드코팅부문에서 점심시간
에도 2교대 근무제를 실시하면서 기계가동을 계속하게 됐다.

안정적인 제품생산을 위해서는 가동을 한시도 중단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회사내에서 일고 있던 터에 노사간 합의로 계속가동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노조측은 지난해 회사의 경영개선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대부분 연기하면서까지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4년부터 실시된 개선제안제도도 노조의 적극적인 참여로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삼도기전의 방광현공장장은 "올해는 설비분야 레이아웃을 개선하고
종업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로 노사가 합의해 총 15%의 생산성향상
목표치를 설정했다"고 소개한다.

이밖에도 회사임원들과 노조 책임자들은 지난해말 경영실적의 공동 확인과
함께 연초 워크숍을 개최해 올해 경영목표를 공동으로 설정 하기도 했다.

이회사의 김상철 사장은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기술과 근로자 처우,
경영관리측면에서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가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잡을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인다.

이경모 지부장은 "올해는 조합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노조가 앞장서 나갈것"이라고
말한다.

난관극복 결의대회 개최를 계기로 한마음이 된 노사를 보면서 삼도기전의
미래가 밝음을 느낄수 있었다.

< 인천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