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금융기관들의 자금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돈은 남아도는데 수지를 맞출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제2금융권에선 조달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높은 역마진까지 생기고 있다.

[[[ 은행 ]]]

금리하락으로 인한 은행들의 고심은 신탁계정에서 두드러진다.

금전신탁은 올들어 11조5천3백16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중 고수익을 보장한 가계금전신탁이 7조여원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들로선 고객들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선 높은 금리의 채권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회사채유통수익률(3년)과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91일)은 연일
내리막길이다.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형은행들의 경우 하루 2천억원씩 안팎을 콜로 운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쓰려는 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은행고유계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일정액의 마진을 내고 운용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대출세일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당좌대출이 올들어 6천4백74억원 감소
하는등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자금운용이 조달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걸 은행들은 실감하고
있는 셈이다.

[[[ 보험 ]]]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이 10년만에 최저치를 보이는데다 올해 첫
실시될 예정이던 손보사의 금리연동형 개인연금 계약자배당이 무산되는 등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다.

시중 금리하락 여파는 보험사 자산운용에 비상이 걸렸으며 일부에서 연
7.5%인 예정이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손보사들의 경우 작년 4월부터 올1월까지 운용자산 수익률은 9.2%에 그쳐
지난 85회계연도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정부가 손보사들에게 개인연금의 이차익 기준율을 10.5%로 적용토록
지시, 개인연금 예정수익률을 이보다 높은 연11.25%에 판 손보사들의 추가
배당방침이 무산.

또 생보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도 지난 88회계연도에 16.6%로 최고치를
보인 뒤 95회계연도들어 올 1월말 현재 11.1%로 떨어지는 등 계속 내리막
현상을 보이고 있다.

[[[ 제2금융 ]]]

투.종금 신용금고등도 제2금융권도 저금리시대를 맞아 일부 기관예금의
경우 역마진을 감수하는 등 여수신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투금사들은 3개월짜리 기업어음(CP) 대출금리가 최저치인 연10.5%까지,
10일짜리 단기대출은 연10% 안팎까지 떨어지는데도 기관예금 수신금리는
10.5%이상을 주는 등 역마진 때문에 울상을 짖고 있다.

투금업계는 "다른 예금이라면 예.대금리를 서로 연계시키면 손익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유독 기관예금 때문에 골칫거리"라면서도 "그래도 어려울
때에 대비해 기관예금의 수신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용금고들도 지난달말 현재 전체 2백36개 금고의 수신은 총 28조원이지만
대출액은 26조5천억원에 불과, 여유자금이 1조5천억원에 달하는 등 여유
자금으로 속앓이.

게다가 금고업계는 여유자금을 유가증권등에 운용할 수 있는 한도가 제한돼
역마진을 보면서도 신용관리기금에 맡기거나 콜시장에 운용해야 하는 실정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6일자).